의학·과학 과학

리튬 전지에 반도체 박막 사용해 폭발 막는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7 12:00

수정 2021.04.27 12:00

KIST 전지 음극에 반도체 박막 기술 적용
전자만 통과하고 리튬금속 쌓이는 것 차단
전극 덴드라이트 현상 차단으로 합선 막아
KIST 이중기(왼쪽) 박사와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고안정 리튬전극용 플라즈마 중합 카본 반도체 소재를 보고 있다. KIST 제공
KIST 이중기(왼쪽) 박사와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고안정 리튬전극용 플라즈마 중합 카본 반도체 소재를 보고 있다. K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 전지의 폭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리튬이온 전지가 성능이 떨어지고 폭발하는 원인은 전지 음극에 리튬이 나뭇가지처럼 자라는 덴드라이트 현상 때문이다. 연구진은 전지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1200회 이상 충방전을 반복해도 아무런 변화 없이 초기 성능을 오래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에너지저장연구단 이중기 박사팀이 리튬금속 전극 표면에 반도체 박막을 형성해 리튬이온 전지 화재의 원인인 덴드라이트 형성을 원천 차단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중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고안전성 리튬금속전극 기술은 안전한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을 위한 차세대 융합형 원천기술로써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리튬이온 전지에 반도체 박막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 실험을 했다. 그결과 1200회 충방전을 계속해도 리튬 덴드라이트의 성장 없이 안정적이었다. 또한 리튬코발트산화물 양극과 개발된 전극을 이용해 안정성 평가를 수행한 결과 500회 충방전 후에 용량의 약 81%가 유지됐다.

이는 약 52% 정도만 유지되는 일반 리튬금속전극에 비해 약 60% 향상된 결과다. 일반 리튬금속을 전극으로 사용했을 경우 20회 충방전까지 안정적이었다.

덴드라이트는 리튬이온 전지를 충전할때 리튬이온과 전자가 음극으로 이동한다. 이때 리튬이온은 음극에 금속이 만들어지면서 자라고 전지 부피를 팽창시킨다. 결국 리튬금속 가지들이 분리막을 뚫고 양극에 닿게 되면 합선돼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전도성이 높은 반도체 소재인 풀러렌을 플라즈마에 노출시켜 리튬금속전극과 전해질 사이에 반도체 박막을 만들었다. 이 반도체 박막은 전자는 통과시키고 리튬이온은 통과시키지 못하게 한다. 전극 표면에서 전자와 이온이 만날 수 없어 리튬 결정이 만들어지지 않게 된 것이다.
결국 덴드라이트의 형성 또한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

이 박사는 "반도체 박막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고가의 풀러렌이 아닌 다른 저렴한 소재를 통해 이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으로 재료와 공정비용을 낮춰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저널인 'ACS 에너지 레터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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