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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개 그룹 중 ‘회장’ 타이틀 보유 총수 25곳에 불과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9 11:00

수정 2021.04.29 11:00

CXO연구소, 2020년 5월 기준 55개 그룹 총수 현황 조사
55명 그룹 총수 중 53명(96%)이 남성
1953년생·고려대 경영학 출신 총수 최대
55개 그룹 중 ‘회장’ 타이틀 보유 총수 25곳에 불과
[파이낸셜뉴스]국내 55개 대기업 집단(그룹) 중 ‘대표이사 회장’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총수(總帥)는 25곳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55개 총수 친족이 해당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29일 ‘국내 55개 대기업 집단 총수 현황 분석’ 결과 이같은 내용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5월 지정한 64개 공시대상 대기업 집단 중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55곳이다. 그룹 총수 친족이 보유한 주식은 지난해 5월 기준이고, 친족의 범위는 6촌 이내 혈족과 4촌 이내 인척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55개 그룹 총수 중 남성은 53명으로 96.4%에 달했다.
여성 총수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장영신 애경 회장 2명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55명 총수의 평균 연령은 67.9세로 파악됐다. 이중 60대가 21명으로 가장 많았다. 70대(13명), 50대(10명), 80대(9명) 순으로 많았다. 조원태(47세) 한진 회장과 구광모(44세) LG 회장 두 명은 40대 젊은 총수에 속했다.

이날 1978년 10월생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이번에 새롭게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이자 최연소 그룹 총수로 등극하게 된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53년생이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박성수 이랜드 회장, 우오현 SM 회장 등이 올해 69세 동갑내기 그룹 총수에 속했다. 1968년생은 4명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이우현 OCI 부회장이 올해 54세 그룹 수장들이었다. 조현준 효성 회장도 1968년생이다.

55명 중 회장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이는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명예회장(7명), 부회장(2명), 이사회 의장(2명) 등의 직함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글로벌투자책임자(GIO)라는 명칭을 공식 쓰고 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는 관련 계열사 임원을 따로 맡고 있지 않고, 아산재단 이사장 직함을 별도 보유 중이다.

해당 그룹 계열사 중 한 곳에서라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총수는 27명으로 조사 대상 55명 기준 49%에 그쳤다. 계열사에서 CEO 역할을 하고 있는 동일인은 55명 중 절반도 되지 않는다. 대표이사이면서 회장 직위를 동시에 쓰고 있는 그룹 총수는 25명(45.5%)이었다. 각종 권한과 지위를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을 피해가려는 그룹 총수가 평균 두 명중 한 명인 셈이다.

55개 그룹 중 ‘회장’ 타이틀 보유 총수 25곳에 불과
55명 총수를 경영 세대별로 분류해보면 창업 2세 경영자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창업 1세대 총수도 20명이나 됐다. 3~4세 경영자는 각각 11명, 2명으로 파악됐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등은 대표적인 창업 2세 총수들이다.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양래 회장은 형제지간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GIO,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은 창업 1세대다. LG 구광모 회장과 두산 박정원 회장은 창업 4세 총수에 속했다.

그룹 총수들이 나온 대학을 살펴보면 ‘고려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대(11명), 연세대(4명), 건국대·한양대(각 2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공은 ‘경영학도’ 출신이 18명으로 최다였다. 경제학(8명), 건축공학(3명) 등으로 파악됐다.

‘고려대 경영학과’가 55명의 총수 중 10명이나 포함됐다. 허창수 GS건설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김윤 삼양 회장, 정몽원 한라 회장, 정몽진 KCC 회장, 두산 박정원 회장 등이다.

55개 그룹 집단 중 6촌 이내 혈족과 4촌 이내 인척을 포함한 총수의 친족 등이 해당 그룹 계열사에서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모두 58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정진 명예회장의 친족 중 52명이 셀트리온 그룹 계열사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GS(41명), 두산(31명), LS(27명), 삼양(26명), KCC(23명) 그룹도 20명 이상 되는 친족들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경우 친인척 중 그 누구도 해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의 친족 중에서도 주식 보유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랜드·장금장선(각 1명), 현대중공업·신세계·아모레퍼시픽·현대백화점·IMM인베스트먼트(각 2명) 그룹 등도 주식을 보유한 친족이 1~2명 정도에 불과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IT 그룹들은 친족들이 유의미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적고,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맡는 경우도 현저히 낮았다”면서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맞게 대기업 집단을 관리하는 기준들은 새롭게 재정비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심도 깊게 할 시기”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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