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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이중섭 원화 12점 제주도에 기증…9월 일반 공개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9 12:35

수정 2021.04.29 12:38

미술관 시설 확충·작품 확보 계속 추진
원희룡 지사 “작품 기증에 감사 드린다”
원희룡(오른쪽 두번째) 제주지사가 29일 오전 제주도청 2층 삼다홀에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이중섭 원화 기증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원희룡(오른쪽 두번째) 제주지사가 29일 오전 제주도청 2층 삼다홀에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이중섭 원화 기증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삼성그룹 고(故) 이건희 회장 유가족들이 이중섭 화가 작품 상당수가 제주 이중섭 미술관에 기증된다.

2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 회장의 유산 가운데 천재화가 이중섭의 원화 12점이 제주 서귀포시 소재 이중섭 미술관에 기증돼 도민들의 문화향유와 지역 미술연구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 ‘섶섬이 보이는 풍경’…화가 살았던 서귀포에 ‘둥지’

기증 작품은 일본에서 활동하던 1940년에 연인이었던 이남덕 여사에게 보낸 엽서화 3점과 6·25 전쟁으로 제주에 피난 왔을 당시인 1951년 가족과 함께 서귀포에 살며 그렸던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비롯해 ‘해변의 가족’, ‘비둘기와 아이들’, ‘아이들과 끈’, ‘물고기와 노는 아이들’, ‘현해탄’ 등 유화 6점, 게(蟹)’와 가족·물고기·아이들을 모티브로 제작한 은지화 2점과 수채화 1점 등 모두 12점이다.

특히 이번 기증 작품을 통해 이중섭 화가가 한국 전쟁을 피해 서귀포로 피난 왔던 제주의 생활과 함께 가족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이중섭 화가의 1년 남짓한 서귀포 생활은 피난 이후 그의 짧은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로 전해지는 시간이다. 이 가운데 ‘섶섬이 보이는 풍경’은 초가집 사이로 눌과 나목, 전봇대, 섶섬이 어우러져 제주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 풍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중섭 화가 대표작 '섶섬이 보이는 풍경(1951)'
이중섭 화가 대표작 '섶섬이 보이는 풍경(1951)'

원희룡 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기증 작품은 이중섭 화가의 짧은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서귀포 시절, 가장 사랑했던 가족과의 추억을 담은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전쟁과 피난의 시련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행복을 나눴던 이중섭의 작품이 코로나19 위기를 견뎌내고 있는 도민과 국민 여러분께 위로와 희망의 백신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도는 이번 이중섭 대표작 기증의 뜻을 이어받아 지속적인 작품 확보와 더불어 이중섭미술관 인근 부지를 활용해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향후 전시공간을 넓히고, 관람객 편의를 제공해 지역 문화예술 진흥과 관광 활성화를 꾀하기로 했다.


기증 작품들은 이중섭 화가의 기일인 9월 6일을 전후로 특별 전시회를 통해 대중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삼성가(家)의 기증으로 이중섭 미술관이 소장하게 될 이중섭 원화 작품은 59점이 된다.
이중섭 서지 자료와 유품 등 37점을 포함하면, 소장 작품은 총 96점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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