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조선해양 "조선업황 2003년 슈퍼사이클과 비슷"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9 18:02

수정 2021.04.29 18:02

"수주 잔고 2023년까지 확보"
선박 건조·인도에 1~2년 걸려
올 1분기까지는 부진한 실적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조선업계의 업황이 슈퍼사이클 진입 직전인 지난 2003년 수주 상황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잇단 수주에도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1·4기까지는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조선사들이 수주 계약을 따내고 건조에 들어가 인도까지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수주 러시가 실적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29일 올해 1·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수주 잔고를 2023년까지 확보했다. 향후 2년6개월치 확보했다는 것은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했다는 것"이라며 "과거 슈퍼사이클 진입 직전인 2003년 초입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저가 수주한 적이 있으나 이후 빠르게 소진되면서 수주 물량이 올라간 적이 있다"며 "코로나19 회복 속도 등에 불확실성이 있으나 과거와 같은 사이클이 다시 올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박 인도까지는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1·4분기까지는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의 연결 기준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은 67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44.5%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3조 681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7%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636억원으로 61.4% 줄었다. 현대미포조선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7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7.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내달 중 올해 1·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전년 동기보다 실적이 줄어들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보다 99.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1·4분기 영업적자 372억원이 예상돼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수주 실적이 올해 하반기부터 반영될 수 있어 연간 실적으로는 지난해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초 컨테이너선 발주가 많이 이뤄졌음에도 여전히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도크는 오는 2023년 물량이 대부분 채워져 신조선가 상승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국에서만 30척 이상의 컨테이너선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철강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우려에 대해선 "이미 1·4분기 철강재 가격이 10% 이상 더 올랐으며 하반기도 추가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수주잔고가 2.5년치를 넘어서는 상황이어서 협상 우위가 조선소에 기울 가능성이 크며, 철강재 가격 인상에 대해선 선가 상승으로 충분히 반영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정유와 건설기계 계열사의 선전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날 현대중공업지주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3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4872억 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mjk@fnnews.com 김미정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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