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그룹, 미국 CAR-T 개발사 베리스모 지분 30% 인수
이노엔, CAR-T 기술 도입 적극 추진…"미래 신사업의 핵심"
CAR-T 치료제는 기대여명이 적은 말기암 환자에 투여해 드라마틱한 치료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기적의 항암제’로도 불린다. 치료 옵션이 거의 없는 재발성·불응성 혈액암 환자에서 한 번의 투여(1샷)로 개선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관련 시장은 2025년 1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몸 안에서 강력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유전자를 조작하는 작용기전에 따른 것이다.
환자 개인의 면역세포로 암을 치료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1인 맞춤형 치료제가 된다. 빠르게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한편 정상세포에 대한 영향은 최소화하는 장점도 있다.
이미 미국에선 4년 전에 허가받은 세계 최초 CAR-T ‘킴리아’가 최근 국내에서도 허가받으며 CAR-T에 대한 관심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에이치엘비그룹은 지난 26일 미국 CAR-T 개발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의 지분 인수를 완료하며 이 회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에이치엘비제약이 미화 1000만 달러(지분 20%), 에이치엘비가 500만 달러(지분 10%)를 투자해 베리스모의 지분 30%를 취득했다.
베리스모의 ‘KIR-CAR’는 현재 전임상 마무리 단계에 있는 CAR-T 치료제다. 자연 상태와 유사한 복수 수용체 구조에 기반하고 있어 약효와 확장성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면역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인수자금 납입 완료에 따라 에이치엘비그룹은 베리스모의 KIR-CAR 임상 지원에 집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및 아시아 지역 생산·판매 권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 상장과 함께 신약개발 기업 입지를 굳히고자 하는 이노엔(inno.N)은 유망한 CAR-T 치료제 기술 도입에 힘 쏟고 있다. 이 분야를 미래 신사업의 핵심으로 삼아서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을 위한 별도의 연구개발(R&D) 시설도 부분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노엔은 면역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임상시험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최신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또 자체 개발로도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다. 조만간 기술도입 계약을 통해 치료 적응증이나 작용기전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겠단 계획이다. 지난 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전문 연구, 개발, 생산시설과 인력을 꾸렸다.
회사 관계자는 “세포·유전자 분야는 출시된 신약이 소수이고 다국적 제약사 위주로 진출해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 고가의 약 비용은 풀어야 할 숙제다. 미국에서 킴리아는 환자 1명당 약 5억원의 치료비가 든다.
국내에서도 시판승인은 됐지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으면 치료를 할 수 있는 환자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야 국내에서도 실질적인 사용이 가능해진다고 볼 수 있다.
통상 항암제 관련 정부와 제약기업의 건강보험 가격 협상에는 1년 이상이 걸린다. 고가의 면역항암제 보험급여 적용 여부를 두고 지금까지 논란이 있는 점을 볼 때 킴리아 급여 협상 역시 난코스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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