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국내 햄버거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버거킹이 맛과 품질을 강조하며 33년 만에 맥도날드 매장 수를 넘어섰다. 토종 브랜드인 맘스터치는 노사 갈등 속에서도 매장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렸다. 그 결과 롯데리아를 제치고 버거 업계 1위에 올라섰다. 반면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2015년 이후 5년 만에 적자 전환하며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말 기준 매장 수가 버거킹은 411개, 맥도날드는 404개다. 버거킹이 1988년 국내에 진출한 맥도날드를 33년 만에 제쳤다. 버거킹은 1984년 국내에 1호점을 열었다.
특히 버거킹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매장이 25개나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5713억6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6%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81억7900만원으로 54.9%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43억52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국맥도날드 지난해 매출은 9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올랐다. 유한회사라서 영업이익은 공개하지 않았다.
맘스터치 매장 수는 1333개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만 약 70개 매장을 새로 냈다. 지난해 말 1314개에서 올해 3개월여 만에 19개 더 늘었다. 롯데리아 매장 수는 1330개다. 지난해 말 매장 수가 1330개였는데, 올해 들어 3개월간 단 한 개 매장도 출점하지 못했다.
운영사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지난해 매출은 2853억8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83억5700만원으로 30.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96억3300만원으로 무려 191.4% 급증했다. 납품업체에 공급하는 원재료 가격을 낮추고, 임원진 일부를 교체한 효과를 봤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지난해 매출 6831억원으로 전년보다 18%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 337억원, 영업적자 195억원이다.
버거킹은 프리미엄 버거 시장을 개척했다. 다른 햄버거 브랜드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뛰어난 맛과 높은 품질로 소비자를 공략했다. 2014년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와퍼' 시리즈가 매출을 견인했다. 특히 '스태커 와퍼'는 1월18일 출시한 지 7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넘었다. 패티를 여러 겹 쌓아 올려 비주얼을 강조, SNS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최근에는 '올데이킹' 메뉴 리뉴얼과 함께 탤런트 김영철을 모델로 다시 발탁했다. '사딸라' 캠페인 이후 2년 만이다. '레트로' '밈' 등을 활용해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겨냥했다.
롯데리아는 2018년까지만 해도 매장 수 1348개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9년 말 기준 롯데리아 폐점률은 11%에 달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폐점률이 2~5%인 것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높다.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밀리터리버거'는 2주 만에 70만개 넘게 팔리며 인기몰이했다. 초반에는 유튜브 예능 '가짜사나이'에서 스타덤에 오른 이근 전 대위를 모델로 내세워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이 전 대위 채무 논란과 성추행, 폭력 전과 등이 드러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롯데 GRS는 지난해 말 임직원 대상으로 희망 휴직을 받았다. 이달부터 희망퇴직을 접수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패스트푸드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운 버거킹과 브랜드 가치 높은 맥도날드도 모자라 가성비로 돌풍을 일으킨 맘스터치에 추격당해 점점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등 '3강 체제'인 국내 햄버거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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