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여권 차기 대선 후보 중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동산 등 현안에 대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민주, 원팀(One-Team)'을 강조하는 등 차별화보다 '단결'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선 지난 2007년 정동영 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의 차별화 전략 실패를 곁에서 지켜본 영향이란 시각이다. 이 지사가 앞으로도 친문(친문재인)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지사는 최근 '다름은 있더라도 차별화는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민주당 정체성과 원팀 목소리를 연달아 내고 있다.
이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최근 정부와 차별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갈라치기를 시도하지만, 전 민주당의 노선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것뿐이다.
이 지사는 4·7재보궐선거 이후 한동안 메시지를 내지 않다 지난 20일 여의도 정책 토론회 참석을 기점으로 각종 현안에 대해 특유의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의 러시아산 백신 경기도 독자 도입, 실주거용이라면 1가구 2주택은 제재할 필요가 없다는 부동산 정책 등 독자적인 정책을 제시하자 일각에선 재보선 패배를 계기로 자기 색깔 내기와 함께 본격적으로 현 정부와 차별화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따랐다.
이에 이 지사는 지난 2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다. 공과 책임을 함께 나눈다"면서도 "다만 부족한 건 채우고 더할 건 더하는 것이다. 차별화라든지 벽을 쌓거나 배제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계승하면서도 바꿀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차별화'와 관련 이 지사에겐 14년 전 정동녕 캠프에 참여했던 기억이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는 노무현 정부 장관 출신이었지만 지지율이 뚝 떨어진 노 대통령과 '완전히 다른 정부'를 공언하며 본격적인 차별화 행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노 대통령으로부터 '졸렬한 전략, 필패 전략'이란 비판을 받았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의 비판이 현실이 됐고 정동영 후보는 친노 세력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참패했다. 당시 이 지사는 DY 캠프 조직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공동대표였고, 이 과정을 고스란히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본인이 대권주자가 된 이 지사는 당시와는 다른 길을 택하며 친문(친문재인) 끌어안기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멘토로 불리는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을 경기도 국제평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위촉했고, '호남·친문'으로 분류되던 민형배 의원도 이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이 지사 측은 다음 달 출범하는 지지 의원모임(대한민국 성장과 공정 포럼, 민주평화광장)에도 최대한 많은 친문 의원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계 한 의원은 "이 지사는 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민생, 경기 회복, 부동산 등 주요 주제에서 문재인 정부와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며 "이번 모임에 많은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지사의 1차 목표는 당내 경선 통과다. 그 과정에서 절대 친문(친문재인)을 무시할 수 없다. 최대한 그들을 끌어안을 것"이라며 "시기에 맞는 정책과 발언으로 중도층 등 당내 분위기도 끌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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