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6억 이하 주택은 DSR 40% 적용
소득 적은 청년층 내 집 마련 어려워질 듯
집값 비싼 서울 떠나 인천·경기로 이동↑
유입 많은 인천, 집값 변동률 전국 최고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규제완화 기대감에 따른 서울지역 집값 상승률이 2주째 커진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지역 아파트 모습. 2021.04.2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6억원 넘는 주택을 살 때 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하면서 젊은층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서울 집값이 워낙 올라 이른바 '영끌'해서 매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 대출 한도가 적어지면서 탈서울 현상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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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적으면 대출 까다로워진다
2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집을 사려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한도 안에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이 있으면 한도는 더 줄어든다.
내년 7월부터는 총 대출액 2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에 차주 단위 DSR이 적용되고, 2023년 7월에는 총대출액 1억원 초과 대출에 DSR이 적용돼 시간이 갈수록 규제는 더 강화된다.
DSR이란 대출 심사 때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즉, 소득이 적을수록 대출이 불리해진다. 이럴 경우 소득이 적은 젊은 층 가구의 자금 마련이 어려워 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향후 예상 소득 증가율을 DSR에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소득 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 납부 자료 등으로 소득을 추산해 DSR을 산정할 예정이다.
다음 달 추가 발표하는 청년 및 실수요자 규제 완화 대책에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40년짜리 초장기 정책 모기지 도입이 포함될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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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어렵다…6억 이하 찾아 외곽으로
정부가 청년층을 위한 여러 방안들을 내놓고 있지만 주택가격이 껑충 뛴 상황에서 자산이 적은 청년들이 이 같은 혜택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소득이 적은, 신혼부부가 아닌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대출 한도만 줄었을 뿐 별다른 당근책이 없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6억원 이하는 실수요자들이 들어가는 시장이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근로소득자들은 소득 증빙이 어렵지 않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영업이 위축된 자영업자들의 경우엔 자금출처를 대기가 힘들어 내 집 마련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DSR 강화 정책으로 대출에 어려움이 생겼지만 내 집 마련 의지가 강한 이들은 서울을 떠나 경기도와 인천 등지로 향하는 경향이 강해질 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의 83.5%가 6억원을 넘어서 대부분이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은 워낙 올라 매매 건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4495건으로 전월 5435건에 비해 17.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에서는 1만9894건에서 1만9832건으로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고, 인천에서는 6475건이 거래돼 2월 4926건에 비해 31.44% 증가했다.
서울에 살다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와 인천의 아파트를 매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 거주자의 인천 아파트 매수는 1월 531건, 2월 602건, 3월 803건으로 증가 추세다. 경기에서는 부천(432→439→443), 시흥(133→179→211), 김포(110→116→179) 등지에서 증가세를 나타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에서 주택 구입이 어려워지면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6억원 이하 인천이나 경기권으로 수요자가 더 유입될 여지가 있다"며 "실제 가격 변동 추이를 보더라도 (유입이 많은)인천의 변동률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주간 아파트 변동률은 인천이 0.5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위인 제주의 변동률이 0.43%, 3위 경기는 0.31%, 서울은 0.0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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