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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vs CJ ENM, 또 콘텐츠 사용료 갈등…"선공급 후계약 관행 도마위"

뉴스1

입력 2021.05.02 08:00

수정 2021.05.02 08:00

IPTV vs CJ ENM, 또 콘텐츠 사용료 갈등…"선공급 후계약 관행 도마위"


CJ ENM은 티빙에 JTBC 드라마 '언더커버'를 독점 공개하면서 주문형비디오(VOD) 역시 티빙에서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JTBC 제공) © 뉴스1
CJ ENM은 티빙에 JTBC 드라마 '언더커버'를 독점 공개하면서 주문형비디오(VOD) 역시 티빙에서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JTBC 제공) © 뉴스1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9년도 방송사업재 재산상황공표집' 내용(방통위 제공) © 뉴스1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9년도 방송사업재 재산상황공표집' 내용(방통위 제공) © 뉴스1


CJ ENM 로고© 뉴스1
CJ ENM 로고©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CJ ENM과 IPTV업계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IPTV업계에서는 CJ ENM이 과도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을 요구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CJ ENM 측은 정당한 프로그램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 측은 IPTV 3사(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에 프로그램 사용료를 전년 대비 25% 이상 인상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CJ ENM과 IPTV들 간에는 CJ ENM 측이 요구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을 두고 협상이 진행 중이다.
개별 사업자별로 차이는 있지만 IPTV업계에서는 CJ ENM이 제시한 인상률이 과도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IPTV업계 "CJ ENM 프로그램 사용료 요구 과도…모바일은 현행 10배"

IPTV업계 관계자는 "CJ ENM의 프로그램 사용료 수준이 이미 지상파 수준인데, 올해뿐만 아니라 수년째 30% 이상의 인상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CJ ENM이 최근 IPTV에 전투적으로 여러가지 요구를 하고 있는데, 한계에 다다른 유료방송시장이 언제까지 CJ ENM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CJ ENM은 올해는 처음으로 IPTV들에 모바일 플랫폼의 실시간 프로그램 사용료도 별도로 책정하자는 요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IPTV 플랫폼과 모바일 플랫폼 프로그램 사용료는 함께 계약해왔다.

이같은 CJ ENM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현재 KT '시즌'(Seezn), LG유플러스 'U+모바일tv' 등 모바일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사용료는 10배 가까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IPTV 쪽에서는 이같은 모바일 플랫폼 프로그램 사용료 별도 책정 요구에 대해 CJ ENM이 자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tving) 밀어주기를 위한 견제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실제로 CJ ENM은 티빙에 JTBC 드라마 '언더커버'를 독점 공개하면서 주문형비디오(VOD) 역시 티빙에서만 제공하기로 결정해, IPTV에는 VOD가 공급되지 않았다. 특정 콘텐츠 VOD 제공이 빠진 것은 처음이다.

◇CJ ENM "콘텐츠 사용료 정당하게 받겠다는 것…모바일 OTT도"

반면 CJ ENM에서는 "IPTV업계와 올해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계약을 논의 중이라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이번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헐값으로 제공됐던 콘텐츠에 정당한 프로그램 사용료를 책정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J ENM 측은 "유료방송업계에서 IPTV의 점유율은 제일 높지만, 프로그램 사용료를 내는 비중은 그에 미치지 못하게 작다"며 "CJ ENM 방송채널들의 시청점유율과 콘텐츠 기여도를 고려해 정당한 프로그램 사용료를 책정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도 방송사업재 재산상황공표집'에 따르면 일반 PP와 종합편성채널PP를 포함한 전체 PP의 연간 프로그램 제작·투자비는 2조4749억원에 달하지만,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플랫폼에서 받는 프로그램 사용료는 8279억원으로 33.4% 수준이다.

PP업계 측에서는 "국내 유료방송 플랫폼의 프로그램 사용료 배분 비율은 다른 콘텐츠 플랫폼과 비교해도 과하다"며 "음원 플랫폼은 스트리밍 이용료의 35%를, 웹툰 플랫폼은 매출의 30~50%를, 극장은 매출의 50%를 가져갈뿐"이라고 지적했다.

CJ ENM 측은 모바일 플랫폼 프로그램 사용료 별도 계약에 대해서도 "모바일 IPTV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IPTV사의 OTT 서비스인데 정당한 콘텐츠 대가를 내는 것이 맞다"며 "모바일 IPTV면 IPTV 회원들만 볼 수 있어야하는데 별도 유료가입자를 받으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KT '시즌'과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는 별도 정액 상품을 운영하는 중이다.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 뿌리에는 '선공급 후계약' 문제가?

이같은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의 뿌리에는 유료방송업계의 관행인 '선공급 후계약' 문제가 있다.

현재 유료방송 SO들과 PP는 계약서를 쓰지 않고 IPTV나 케이블TV에 콘텐츠를 먼저 공급해 방송을 송출한 후 계약을 맺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CJ ENM 측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요구 역시 이같은 업계 관행으로 제대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PP업계 관계자는 "선계약이 이뤄져야 PP업계는 정당한 콘텐츠 가치를 협의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향후 콘텐츠 투자 계획을 잡을수 있다"며 "한 해가 다 지나고 가격협상을 하게되니, 제대로된 콘텐츠 가치를 인정받기도 힘들고, 제작 계획 수립은 물론 과감한 투자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유료방송 SO측은 이같은 관행이 SO의 지위남용이라는 관점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관행이 오히려 PP를 보호하는 측면도 있다는 말이다.


IPTV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 선공급 후 계약을 하는 관행은 오히려 정부 정책상 PP 보호를 위한 측면도 있었다"며 "선공급을 받는다는 것은 SO들이 PP를 뺄 수 없도록 하는 면도 있어 대형 PP가 아닌 중소 PP의 자리를 지킨다는 목적도 있는데, 특정 PP들에서 선공급 후계약이 모든 PP들에 문제라고 포장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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