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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거리두기 연장…한산한 육거리종합시장의 주말

뉴시스

입력 2021.05.02 14:40

수정 2021.05.02 16:09

[청주=뉴시스] 이민우 기자 = 2일 오전 10시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에서 한 상인이 노점을 편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2021.05.02. lmw3833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뉴시스] 이민우 기자 = 2일 오전 10시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에서 한 상인이 노점을 편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2021.05.02. lmw3833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뉴시스]이민우 기자 = "평일에는 꾸벅꾸벅 졸아요."

2일 오전 10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 육거리종합시장 중앙로에서 10년째 노점을 운영하는 최모(74·여)씨는 앓는 소리를 하며 마늘껍질을 까고 있었다.

주말 오전임에도 육거리시장 정문을 통하는 중앙로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적한 모습이다.

그래도 손님이 간간히 지나다니자 상인들은 마스크를 쓴 채로 연신 자신들 노점, 가게의 대표 제품 이름을 외쳤다.

"이것 좀 보구가." 최씨가 지나가는 한 시민을 붙잡았다.
관심을 보인 시민은 깐마늘 5000원어치를 사갔다.

오전 7시에 리어카를 끌고 나와 자리를 잡은 최씨. 방금 판 깐마늘 한 봉지가 첫 개시다.

"코로나 전에는 바글바글했는데..." 바로 옆에서 콩 장사를 하는 이모(64·여)씨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씨의 노점은 최씨의 것보다 컸다. 장사 욕심이 있는 이씨는 노상 2개를 깔고 상인회 회비 6만원을 달마다 낸다.

다양한 종류의 콩들이 이씨의 노점을 형형색색으로 채웠지만, 이씨의 오늘 수입도 그리 좋지는 못한 듯했다.

이씨는 "요즘 평일에 이 골목은 고속도로처럼 사람이 없다"며 "그나마 주말이라 이 정도 있는 편"이라고 했다.

노점 중 가장 막내라는 이모(59)씨는 5년전 다니던 시멘트원료 제조 회사를 그만두고 풀빵 장사를 하고 있다.

풀빵의 고소한 냄새가 시장에 은은하게 퍼져나갔지만, 풀빵은 만들어지는 족족 풀빵기계 가장자리에 쌓였다.

[청주=뉴시스] 이민우 기자 = 2일 오전 10시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에서 한 상인이 오징어를 손질하고 있다. 2021.05.02. lmw3833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뉴시스] 이민우 기자 = 2일 오전 10시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에서 한 상인이 오징어를 손질하고 있다. 2021.05.02. lmw3833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 노점에서 30년간 생선 장사를 한 정모(62)씨는 땡땡이 분홍 앞치마를 둘렀다. 손님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오랜 기간 같은 곳에서 장사한 정씨도 요즘은 단골손님들 위주로 장사를 하고 있다. 오전, 오후로 소독을 하고 상인들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는 등 방역관리에 노력하지만, 육거리를 찾는 시민들은 예전 같지 않았다.

충북도는 지난 4월 30일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준2단계를 3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급격한 확산세는 없지만, 꾸준히 확진자가 발생해 자칫하면 4차 대유행으로 진입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시기"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상황을 언제까지 지역 소상공인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주=뉴시스] 이민우 기자 = 2일 오전 10시 충북 청주시 주말임에도 육거리종합시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05.02. lmw3833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뉴시스] 이민우 기자 = 2일 오전 10시 충북 청주시 주말임에도 육거리종합시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05.02. lmw3833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산에서 김밥가게를 운영하다 4년 전 청주 육거리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신모(49)씨는 비싼 월세를 걱정했다.


코로나 전 매장에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던 신씨의 가게 내부에는 아침 운동을 끝낸 뒤 이른 점심을 먹는 손님 2명이 전부였다.

신씨는 "이곳은 작은 가게도 월세가 150만원이다"며 "매출은 코로나 전과 비교해 60% 정도밖에 나오지 않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깁밥집은 단체주문이 가장 큰 매출원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이 금지된 이후 단체주문이 들어온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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