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금융+통신’ 국민銀처럼… 2년 뒤 ‘결합폰’ 노리는 신한·하나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2 18:05

수정 2021.05.02 21:16

금융권 첫 알뜰폰 ‘리브엠’ 견제
빅데이터 시대 고객정보 확보도
신한, 스테이지파이브와 제휴
구독경제 등 신규사업 모델 발굴
하나는 SK세븐모바일 손잡고
OTT ‘웨이브’ 할인 등 요금제 8종
최근 고객이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에 가입하기 위해 현장 직원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4일 KB '리브엠'은 조건부로 2년간의 사업 연장에 성공한 바 있다.뉴스1
최근 고객이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에 가입하기 위해 현장 직원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4일 KB '리브엠'은 조건부로 2년간의 사업 연장에 성공한 바 있다.뉴스1
국내 시중은행들이 정보통신(ICT)기업과 제휴를 통해 '금융+통신'을 결합한 신사업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리딩뱅크인 KB국민은행이 알뜰폰(MVNO) '리브엠'을 각종 논란에도 2년간 사업 연장에 성공한 데 따른 경쟁 은행들의 벤치마킹 행보인 동시에 견제 행보로 분석된다.


즉, 은행들은 ICT사업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동시에, KB에게 '금융+통신' 시장 지배를 견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최근 몇 달 사이 통신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금융과 통신이 결합한 상품을 출시키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이 2년 전부터 하고 있는 알뜰폰 시장에 도전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두 은행 실무자들은 금융+통신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KB에 사업 관련해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신한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카카오의 스테이지파이브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를통해 올 상반기 특정 유형별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이용자 중심형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신한 특화 요금제 등 금융·통신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개발, 구독 경제 서비스와 디바이스 렌탈과 같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신한은행 20대전용 브랜드 '헤이영'을 활용한 MZ세대 공동마케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적극적이긴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은 올해 3월 SK텔링크와 제휴를 맺었다. 이어 하나은행은 SK텔링크의 알뜰폰 서비스인 'SK세븐모바일'과 함께 '하나원큐' 제휴 요금제 8종을 출시했다. 하나원큐 제휴 요금제에 가입하면 통신 요금 할인과 SK텔레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ave)', SK텔레콤의 음원 서비스 '플로(FLO)' 등 미디어 콘텐츠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 계좌로 급여와 4대 연금을 자동이체하면 월 2200원을, 하나은행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로 월 1건 이상을 이체하면 월 1100원, 주택청약 신규 발급 등 금융 제휴 서비스를 이용하면 월 1100원의 통신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디지털 전문가는 "신한과 하나가 당장은 알뜰폰 사업을 할 수 없지만 추후 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시중은행들이 통신업을 하려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빅데이터 시대에 고객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게 이유다. 여기에다 통신은 금융의 기반에서 이뤄지는 것도 작용하고 있다. 즉, 카드 요금 결제, 단말기 보험, 단말기 할부 등이 대표적이다. 휴대폰을 구매하는 순간 금융이 접목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은행 입장에서는 금융당국에서 규제를 풀어주는 순간 이 사업에 뛰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금은 KB국민은행만 2년 전 혁신금융 서비스로 인정을 받아 시범사업을 했다.
노동조합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올해 2년간 더 연장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2년 후에는 이 사업이 전 은행이 할 수 있도록 은행 부수업무로 인정해주거나 시범 사업을 완전 폐지하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KB는 노조의 반발로 사업이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노조가 강성이지 않은 은행의 경우는 부수사업으로 인정되면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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