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방미 경제 사절단에 반도체·배터리·전기차 관련 4대그룹 동행할듯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2 18:16

수정 2021.05.02 18:16

코로나로 경제인 소규모 참여
백신접종 여부가 변수 될듯
문재인 대통령의 5월 미국 방문에 4대 그룹 총수들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코로나19 여파로 과거처럼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꾸리는 대신 소수의 경제인을 합류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미국 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4대 그룹이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장 동행도 예상된다.

■기업 일부, 동행여부 타진

2일 복수의 경제단체 관계자와 재계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과 연관이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순방에 동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행정부 정책과)과 연관이 있는 대기업·중견·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연락이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만일 우리(경제단체)도 요청이 온다면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도 "당초 이번 정상회담에는 경제인 동반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최근 가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에 기업인들을 동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통상 그렇게 했지만, 이번에는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필요 여부를 내부 검토 중"이라며 "전체적으로 수행단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양국 간 조율 중이라 확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등이 50여명이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에는 상의가 경제사절단 구성을 주도했다. 상의 측은 이번 미국 순방과 관련, "아직까지 수행단 구성과 관련해 준비 중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배터리 기업 물망

이번에는 대규모 사절단 동행이 어려운 만큼 4대 그룹 등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수요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 중 한 곳의 관계자는 "동반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도체, 배터리 등 미국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 정책과 연관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접촉이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동맹에 끌어들이고 싶어하는 삼성전자와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추진 중인 LG그룹과 SK그룹 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반도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을 이끄는 김기남 부회장이 동행할 가능성이 있다.

SK그룹의 경우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는 최태원 회장, LG그룹도 구광모 회장이 직접 나설 수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특히 최근 전기차의 미국 내 생산을 검토 중인 현대차그룹도 동행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구자열 무역협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도 경제단체장 자격으로 순방에 함께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미국 내 추가 일정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청와대 내부에선 국내 기업의 미국 내 사업장 방문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청와대가 직접 정하기보다 국내 기업 중 원하는 곳이 있으면 추진할 수 있다는 게 내부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일각에선 청와대가 기업인 동행을 요청하더라도 백신접종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방문을 위해선 AZ 백신의 경우 2차 접종을 끝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긴급한 해외 출국자에 한해 4주 간격으로 1·2차 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김호연 김경민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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