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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보트’ 쥔 홍라희, 아들 지원군 역할… 계열사는 상속보다 실적이 더 큰 영향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2 18:22

수정 2021.05.02 18:22

‘지분 상속 마무리’ 주가 영향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지분 상속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홍라희 여사가 캐스팅보트를 쥘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 여사가 삼성생명 지분 상속을 포기했지만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선 데 따른 것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홍 여사는 삼성전자 주식을 법정 비율에 따라 가장 많이 상속받는 동시에 당초 지분이 없던 삼성물산과 삼성SDS 지분도 자녀들보다 많은 법정 비율로 상속받고 주요 주주가 됐다.

전문가들은 홍 여사가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삼성생명 지분을 포기했지만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의 지분까지 상속받았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반응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홍 여사가 삼성생명 지분을 포기한 것은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희생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삼성전자 등 나머지 계열사 지분까지 받은 것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어 "홍 여사가 이 부회장의 상속세 부담을 덜기 위해 지분을 나눠 받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삼성전자 최대주주로 올라선 홍 여사가 이 부회장의 지원군으로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번 지분 상속에서 삼성생명 지분 50%가 이 부회장에게 넘어가고 나머지 지분은 법적 비율로 나눈 것은 그룹 지배력을 이 부회장에게 몰아준다는 메시지와 함께 상속인 간 불협화음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 부회장은 상속세를 상대적으로 적게 내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상속 결정에 따라 그룹주 재평가를 예상했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삼성물산은 지배구조 개편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긍정적 흐름이 예상됐다.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에서 계열사 지분가치도 빠르게 반영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그룹 내 삼성전자 최대주주로 향후 배당 증가가 기대된다.
NH투자증권은 삼성생명에 대해 삼성전자 특별배당 수익 등을 이익 추정치에 반영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7만6000원에서 9만1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상속은 상속일 뿐 각각의 상장기업이 당면한 사업의 추진 여부에 따라 주가의 희비가 갈릴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 부회장은 이미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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