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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이건희 미술관' 부지

노주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2 18:29

수정 2021.05.02 18:29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 소장품 구입예산은 48억원이다. 삼성가가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은 빈약한 소장품 목록을 세계적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400억원대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100억원대 김환기의 '산울림', 70억원대 박수근의 '소와 유동', 50억원대 이중섭의 '황소'와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등 대작들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전시회 때마다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대여해온 작품들이다. 기증받은 한국과 서양의 근대미술 작품 1488점은 부족한 소장품(기존 8782점)을 메워주면서 소장품 목록 상단을 화려하게 장식하게 됐다. 대부분 과천관 수장고에 보관한다.
일부는 작가와 연고가 있는 지방 미술관에 보낼 예정이다. 올해 8월 서울관을 시작으로 9월 과천관, 내년에는 청주관에서 전시가 이어진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책 4176건, 도자기 2938건, 서화 783건, 금속 484건, 석제 458건 등 모두 2만1693건을 기증받았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 국보와 보물 60건은 6월에 열리는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가제)'에서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수장고 확장공사를 마쳐 기증 문화재 수용에 큰 지장은 없다고 한다. 다만 석조물은 13개 지방 박물관에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내에 새 전시공간을 만들거나, 별도 미술관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색한 미술계는 '이건희 미술관' 등 별도 미술관 건립방안을 제시했다. 서울 송현동 공원 부지와 용산공원 등도 유력 후보지다.

그중 서울시 소유 송현동 부지는 고인이 삼성미술관을 지으려고 골랐던 땅이다.
서울시는 이곳에 시민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이참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송현동 부지에 멋진 시립현대미술관을 지어 이건희 컬렉션 중 근현대 미술품을 상설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길 권한다.
명품 미술관이 도시 경쟁력인 시대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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