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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세균 "광주 이젠 4차 산업혁명 성지돼야"

뉴시스

입력 2021.05.03 05:01

수정 2021.05.03 05:01

"DJ, 외환위기 극복…난 실물경제 자신있다" 시·도민 코로나19 극복 적극 협조해 감사 군공항이전 광주·전남 대승적 타협해야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광주를 방문해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대담을 하고 있다. 2021.04.29 hgryu7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광주를 방문해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대담을 하고 있다. 2021.04.29 hgryu7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호남에 대한 애정과 함께, 대기업 임원, 국회의원, 장관,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 다양한 이력이 말해 주듯 ‘준비된 일꾼'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경제전문가로 '질 좋은 성장'과 '분수경제론', '항아리 경제론' 등 자신이 구축한 경제관을 토대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해 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위기극복 능력과 화합과 통합, 포용, 미래에 대한 준비 등을 대통령의 자질로 꼽으며 자신을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오버랩하게 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달 29일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가진 인터뷰에서 광주·전남에 대한 애정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다음은 정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이다.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내년 대선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달려 있다. 위기극복 이후에 상흔이 엄청나게 깊고 넓게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상흔을 미래지향적으로 회복하는 게 시대정신이 될 것이다. 일상의 회복부터 시작해서 경제회복·공동체회복·국격회복·정치회복 등 여러 분야에 걸친 회복이 이뤄질 때 대한민국이 한단계 도약할 발판이 만들어지고 정권 재창출의 의미도 살아날 것이다."

-대통령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세가지를 꼽는다면.

"위기극복(능력)이 중요하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IMF 외환위기를 잘 극복했고, 박정희 (전)대통령까지와 화해하는 결단을 내렸다. 통합과 포용은 국가 최고책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세 번째는 미래에 대한 준비다.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통찰력을 갖는 것이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IT산업과 벤처 육성 성과를 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여권 내)호남 후보 단일화 얘기가 벌써 나오는데.

"아직 (대선전이) 출발도 하지 않았다. 출발이 되고 본격적 경쟁이 됐을 때 키를 재야 한다. 지금 키를 재는 건 너무 빠르다. 우리 민주당엔 인재가 많다. 그 인재들이 활발히 경쟁하고 서로 시너지를 만드는 멋진 레이스가 펼쳐질 것이다."

-구상 중인 지역 활성화 정책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으려면 국가균형발전이 필요하다. 광주·전남이 민주화의 성지지만, 산업화 시대에 대한민국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서 젊은이들이 이 지역을 등지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빨리 열어야 할 책무가 우리 같은 호남 출신 정치인들에게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광주·전남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길 희망한다."

-구상하고 있는 광주·전남의 미래비전은.

"광주 군공항 이전과 (전남)해상풍력발전단지 등이 추진되고 있다. RE200을 전남에서는 RE300이라고 한다. 이제는 신재생에너지로 물건을 만들지 않으면 유럽의 경우 국경 넘을 때 세금을 더내는 시대다. 우리가 필요한 걸(전기) 세배 정도 만들어서 100은 쓰고, 200을 수도권에 보낸다는 RE300은 광주·전남다운 발상이다."

-달빛내륙철도 뿐 아니라 4차국가철도망에 호남지역 건의가 많이 빠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4차 철도망계획은 당장 내년에 착공하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국가균형발전이 없으면 어렵다. 그런 점에서 달빛내륙철도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보는데 반영이 안되니까 열심히 싸워서 쟁취해야 한다."

-백신 수급에 대한 우려가 있다.

"우선 잘 되고 있다. 잘 안 되면 제 책임이다. 반면 잘 되면 제 공도 있다. 7900만명분이면 충분하다고 봤는데도 국민들이 걱정해서 어린이들에게도 맞출 수 있는 화이자를 추가로 2000만명분 계약했다. 도합 9900만명분이다. 집단면역이 이뤄지는 3500만명의 세배, (인구)5000만명으로 보면 두 배로 넉넉하게 한 것이다. 거기에 국민들께서 기억해줘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바이오회사들도 백신개발을 아주 열심히 하고 있는 점이다."

-부동산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해법은.

"무엇보다 투기 수요를 줄이고 공급을 확대하는 투트랙으로 (정책을)펴야 한다. 중산층에게는 적정가격의 주택을, 특히 (좋은)아파트를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거빈곤층은 아주 저렴한 가격의 공공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해야 한다. 작년에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초과했다. 그러면 당연히 거기에 집이 더 필요하고, 그래서 수도권이 문제이다. 만약 균형발전이 이뤄져서 지방으로 인구가 분산돼 있다면 수요가 골고루 분산될 것이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광주를 방문해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대담을 하고 있다. 2021.04.29 hgryu7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광주를 방문해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대담을 하고 있다. 2021.04.29 hgryu7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정치 입문 계기는.

"초등학교 때부터 정치인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번 학생회장에 출마했다. 인권변호사를 거쳐서 정치에 입문하고 싶었는데, 유신헌법이 나와서 그만뒀고, 언론인을 할까 했는데 동아일보 광고 탄압사태로 그만뒀다. 종합무역상사에서 18년 동안 (근무했고), 그 생활 중 반절은 미국에 있었다. 항상 정치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는데 (당시)김대중 총재님이 젊은 인재들을 수혈했다. 1995년도 일이다. 그때 천정배를 비롯해서 추미애, 김한길, 김민석, 정동영도 있었다. 한 10명을 영입했는데 그때 저도 포함됐다."

-최근 국민 지지도가 높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는.

"아직은 평가하기엔 이른 시기다. 옛날에도 보면 1년 전 평가는 큰 의미가 없었다. 특히 검찰총장은 중립성이 굉장히 중요한 자리이다. 역대 어떤 총장도 정치로 직행한 사람은 없다. 그만큼 중립성이 중요하다. 정치로 직행하려면 그전에 뭔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점이 지적돼야 한다. 인사 문제 가지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한 측면도 있고, 그런 점들이 앞으로 평가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총리 때 광주 군공항 이전 범정부협의체를 만들었는데 총리 퇴임으로 흐지부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군공항이 빨리 이전되면 광주에 엄청난 가능성이 열릴텐데 이걸 계속 표류시키는 게 적절하냐는 고민을 했다. 이용섭 시장, 김영록 지사와 의논해서 빨리 하자, 정부도 나서겠다고 해서 TF(범정부협의체)가 만들어 진 것이다. 저 개인이 한 게 아니고 대한민국 국무총리가 한 것 아닌가. 총리가 바뀌었으니까 없던 일로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 광주·전남도 자꾸 미루지말고 대승적인 타협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

-호남 출신인데, 대한민국에서 호남이 갖는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민주화의 성지라는 데는 아무도 반론하지 않을 것이다. 광주학생항일운동과 5·18민주화운동이 있었지 않나.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에 광주·전남의 상징성은 대단한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화에 소외된 지역이다. 이제 광주·전남도 민주화운동의 성지를 뛰어 넘어 산업화에도 뒤지지 않는 곳으로 가야한다. 그래야 우리 젊은이들이 여기에 머물면서 우리 지역 발전에 헌신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과 이낙연 전 대표의 신복지제를 평가하면.

"그런 부분을 깊이 드려다 보지 않았다. 저는 분배도 중요하지만 질 좋은 성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고용 있는 성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균형 있는 성장, 저임금에 의존하는 성장이 아니고 기술력에 바탕을 둔 혁신 주도 성장이다. 이명박 대통령 때의 낙수경제론에 대해 제가 내놓은 게 분수경제론이다. 이 둘이 정세균표 정책이다. 분수경제론의 기본컨셉은 경제성장 원천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호리병처럼 중견기업을 늘리는 항아리경제가 있다."

-경쟁자인 두 대선주자와 차별화된 정세균표 핵심 정책은.

"손실보상제를 주장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영업금지를 받거나 제한 받은 분들의 손실보상을 하는 것이다. 이미 손실보상제를 법제화하기로 했다. 손실보상제는 하나의 단일정책으로서 정세균표다."

-기업인 출신 경제 전문가인데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화 전략은.

"저같은 성장론을 가진 정치인이 없다. 초선 때부터 실물경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를 해왔다. 지금 필요한 덕목이 경제에 대한 이해와 안목이라면 그런 부분은 가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준비된 일꾼이 필요한 시대라고 확신한다."

-오피니언 리더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데 바닥 민심은 아니어서 지지율이 높지 않은데.

"요즘 좀 움직이는 것 같다. 초조할 일은 아닌것 같다. 필요할 때, 결정적일 때 올라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미리 올라도 소용없다. 사실은 유권자들의 인내심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 고공행진은 오랫동안 안 된다.
지금부터 서서히 가는게 제일 좋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광주·전남 시·도민들이 적극 협조해 줘서 중대본부장 출신으로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도 광주·전남이 넉넉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펼쳐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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