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대표상품 키우니 시장 '북적' 주변 가게도 함박웃음…'한민시장' 반전드라마

뉴스1

입력 2021.05.03 07:30

수정 2021.05.03 08:12

대전한민시장 7품콘테스트 (대전MBC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대전한민시장 7품콘테스트 (대전MBC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대전한민시장 © 뉴스1 조현기 기자
대전한민시장 © 뉴스1 조현기 기자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월 8일 대전 서구 한민시장 입구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로 민간 플랫폼을 이용한 전통시장 상품의 온라인 장보기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1.2.8/뉴스1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월 8일 대전 서구 한민시장 입구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로 민간 플랫폼을 이용한 전통시장 상품의 온라인 장보기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1.2.8/뉴스1


대전한민시장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대전한민시장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편집자주]전통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깔끔하게 정리된 매대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가격표는 물론 원산지 표시는 기본이다. 여기에 전화주문은 물론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전통시장 상품을 집에서 편하게 받아볼 수 있는 시대다. 덕분에 코로나19에도 매출이 늘어난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전통시장은 소수라는 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 '잘 되는' 전통시장의 비결을 심층분석해 봤다.

(대전=뉴스1) 조현기 기자 = "만석닭강정 먹으러 속초중앙시장 가듯, 한민닭강정 먹으러 한민시장에 많이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9일 대전 한민시장에서 만난 성영규 한민닭강정 사장님의 말이다. 그는 대전에서 가장 유명한 닭강정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의 포부는 단순히 말에서만 그치지 않고 실력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한민닭강정은 한민 7품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한민시장을 대표하는 7대 제품 중 하나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성 사장은 "제 닭강정만 유명해지길 원치 않는다"며 "닭강정을 비롯해 한민 7품 콘테스트 제품들을 구매하러 우리 시장에 오시면서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저절로 시장에 활기가 돌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7품 콘테스트 후 매출이 단기적으로 10% 정도 올랐고, 사람들도 조금 더 북적인 것 같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민시장과 대전MBC는 지난해 하반기 각계 전문가를 초빙해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제품 7개를 선정했다. 선정된 제품들은 Δ쑥떡(왔다떡방) Δ양념게장(이모네 양념게장) Δ닭강정(한민 닭강정) Δ빵(연희네 빵집) Δ반찬(옛맛 장독대) Δ돈가스(온식탁) Δ김(이미영김) 등이 뽑혔다.

◇ 7품 콘테스트로 두 마리 토끼 잡은 '한민시장'…"유동인구↑·마케팅 변화"

한민시장은 7품 콘테스트를 통해 전통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유동인구'와 '마케팅'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다.

전통시장은 새로운 소비자층 유입이 줄어들면서 유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시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오래된 마케팅 방식으로 새로운 소비자층을 사로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한민시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한민 7품 콘테스트를 통해 시장 대표 상품을 선정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콘테스트 과정에서 각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마케팅 방식을 변화했다.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어느정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콘테스트에서 1등한 장순애 왔다떡방 사장님은 "콘테스트 이후 매출이 약 10% 정도 오른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더 좋은 것은 우리 떡집으로 사람들이 오는 것도 좋지만, 7품 콘테스트 가게들로 사람들이 많이 가서 시장에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장 사장과 30분 동안 인터뷰를 하는 동안 떡집을 찾은 고객들은 떡을 산 후에 옆에 채소가게나 다른 집들을 함께 둘러보면서 장을 이어나갔다.

아울러 장 사장은 "솔직히 이 험란한 전통시장에서 10년 이상 버텼으면 어느 가게든 맛이든 기술력이든 소비자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라며 "문제는 '알리는 것' 마케팅 방식"이라고 고민을 고백했다.

이어 "하루 12시간씩 일하면서 마케팅까지 하는 것은 솔직히 너무 버겁다"며 "7품 콘테스트와 같은 것들이 주기적으로 열려서 전문가들이 주기적으로 붙어서 도움을 주면 좋겠다. 우리 시장에 대박 상품들 많다"고 자신감있게 말했다.

50년 동안 2대에 걸쳐 장사를 이어온 윤인경 양념간장게장대표 이모네 양념게장 사장님 역시 "7품 콘테스트 과정에서 DP진열방식이나 손님 응대 등 다양한 조언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통해 새롭게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성미려 옛맛 장독대 반찬가게 사장님도 "이번 콘테스트에서 우리 맛에 대한 자부심도 생겼지만 배운 것도 많았다"며 "위생적인 부분, 상품 진열 방식 등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변화하는 시장 적극 도움 줄 것"

이같은 한민시장 변화 노력에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상인들이 7품 콘테스트와 평가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제가 장관 취임 후 처음 방문한 전통시장으로 더 애착이 간다"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변화하려는 한민시장의 노력에 눈길이 간다. 7품 콘테스트와 같은 변화 시도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역시 "변화와 도전하는 시장은 항상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시장 상인회와 교감해 유동인구를 늘리고 비대면(언택트)·온라인 마케팅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한민시장은 지난 1981년 3월 개장해 대전의 성장과 함께 커간 전통시장이다. 중앙시장, 도마큰시장 등과 함께 대전 빅3 시장으로 꼽힐 정도로 대전을 대표하는 시장이다.


특히 한민시장은 우리나라 전통시장 중 적극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이로인해 권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 2월 8일 첫 전통시장 방문으로 이곳을 택했다.
당시 권 장관은 한민시장 입구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민간 플랫폼을 이용한 전통시장 '온라인 장보기' 시스템을 시연하고 시장을 돌아보면서 변화하고 있는 한민시장의 모습을 살펴봤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