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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재연과 홍차영 얻었죠" 전여빈, 현재 진행형 배우의 자세(종합)

뉴스1

입력 2021.05.03 10:02

수정 2021.05.03 10:02

전여빈/넷플릭스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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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영화와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주인공이 있다. 바로 배우 전여빈(32)이다. 2015년 영화 '간신'에서 조연으로 데뷔한 그는 여러 작품에서 단역과 조연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왔고, 2018년 영화 '죄 많은 소녀' 주연 영희를 맡으며 여러 영화제 연기상을 휩쓸며 주목받았다. 이후 드라마 '멜로가 체질' '해치지않아'로 입지를 다져나간 전여빈은 올해 영화 '낙원의 밤'과 드라마 '빈센조'를 동시기에 선보이며 자신만의 매력을 확고히 알렸다.

전여빈은 지난달 23일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 관련 화상으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빈센조' 촬영으로 바쁜 스케줄을 보내고 있던 전여빈은 이동 도중 핸드폰으로 급하게 접속해 질문에 대해 진지한 답변을 이어간 뒤, 서둘러 현장에 도착하는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신세계' '마녀' 등을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이 호흡을 맞췄다. 전여빈은 삶의 벼랑 끝에 선 재연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낙원의 밤' 재연이는 재작년 10월 즈음 촬영에 들어갔다. '멜로가 체질' 촬영 끝나고, 몇 주 뒤에 들어간 작품이라 사실 어떤 리듬의 차이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차별점을 둘 수 있을지, 또 '죄많은 소녀'와 어떻게 하면 다르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접근했다. 당시 '낙원의 밤' 책을 읽고 감독님과 여러 번 미팅을 하고, 몇 가지 버전의 재연이를 보여주면서 완성해 나갔다. 개인적으로 정통 누아르와 함께 결을 하지만, 변곡점이 되어 주는 재연 캐릭터를 맡아서 아주 기쁘다."

전여빈은 "재연이가 가지고 있는 심리 상태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싶었다"라며 "그 친구가 많은 것을 잃었고, 시한부 인생도 겪고 있기 때문에 삶에 애착이 없고, 애착이 없기에 두려움도 없는 친구라서 그 상황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재연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삶의 애착이 없어도 어떤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고, 그 이유 때문에 총을 잘 쏘기 때문에, 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열심히 사격 연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재연은 '낙원의 밤' 엔딩에서 가장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인다. 이에 대해 "'낙원의 밤'이 영화 초반에 다소 뻔한 누아르란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엔딩 10분으로 그러한 점을 바꿀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분간의 재연의 모습을 오픈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그만큼 재연이가 총 쏘는 모습이 중요했기에 몰입이 깨지지 않도록 눈빛을 만들어 나갔다"며 "다만 눈에 띄는 격한 감정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당시 재연이가 격한 감정을 터트리지만 너무 들떠지도, 가라앉지도 않게 소화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완성한 재연은 '낙원의 밤'의 독보적인 캐릭터가 됐다. 그는 '주변에서 어떤 반응을 얻었냐'는 질문에 "'멜로가 체질' 동료들한테도 연락을 많이 받았고, 문소리 선배님도 '빈센조'와 '낙원의 밤' 둘 다 잘 보고 수고했다고 연락주셨다"며 "주위 동료 분들이 연락을 많이 주셨는데, 특히 여성 동료들에게 '부럽다' '그 총격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어서 부럽다'는 연락이 왔다"며 미소지었다.

전여빈은 '낙원의 밤'과 '빈센조'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이미지를 불사 않는 역할을 소화해내 호평을 얻기도 했다.

"저는 지금껏 맡은 역할이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봤을 때 예쁘지 않을 수 있지만 제가 느꼈던 아름다움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중에는 지금껏 해온 캐릭터 말고 다른 결,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배역을 만나고 싶다. 배우를 하면서 어떤 시도를 할 때 주저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인물에 후회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쏟아 붓고 싶다."

또한 전여빈이 그려내는 남다른 여성 캐릭터에 대해 "저도 대한민국 한 여성으로서 닮고 싶은 여성이 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제 취향이 생기고 있다"라며 "예전에도 말했듯, 성별을 뛰어 넘어서 멋진 역할을 하고 싶은 게 가장 큰 나의 생각이고, 어디에 국한되지 않고 멋있는 역할이고 싶다, '멋있다'는 표현이 상투적일 수도 있는데 주어진 역할을 맡았을 때 잘 발휘됐으면 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결심으로 임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올해를 화려하게 꾸며가고 있는 전여빈이 배우로서 가진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현재 진행형이다"라며 "배우라는 일을 할 수 있게 됐으니 배우라는 꿈, 연기라는 작업은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 작품 끝났다고 배우가 끝나는 게 아니니까 인간 전여빈과 배우 전여빈이 같이 가길 바라고, 매 순간 목표가 생기는데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면서 동시에 작품을 대하는 태도, 동료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한 단계씩이라도 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전여빈은 이날 인터뷰 말미 시간이 없음에도 "제가 빠르게 대답해도 되겠냐"며 남아있던 질문들을 차례로 소화해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프로의 자세를 십분 보여준 전여빈은 끝으로 "'낙원의 밤'을 하면서 가장 가까이 함께 했던 엄태구 배우와 차승원 선배님, 이기영 선배님을 바라 보면서 그 장점을 곁에서 지켜보지 않았나, 그 장점을 제게 심고 싶더라"며 "차승원 선배님의 재치, 이기영 선배님은 노장이지만 신인의 패기로 임해주셨고, 태구 오빠의 끝까지 놓지 않는 집중력과 열정을 배우고 싶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나도 저런 걸 흡수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것 자체가 또 한 발자국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재연이라는 캐릭터가 한국 영화사에 남겼다는 게 또 다른 한 발자국이 된 것 같다"며 "'빈센조'에서도 정말 많은 걸 배웠다.
동료들과 스태프들을 보면서 그들의 태도를 배우고 거울 삼아서 나를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저는 홍차영을 또 얻었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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