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성당서 추모 미사..."생명 가치 전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한 정 추기경 추도미사 강론에서 "정 추기경님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과 모범을 보여주시고 우리를 떠나셨다"며 "정 추기경님께서 떠나면서 남기신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라는 메시지는 우리 사회에 크고 긴 울림을 남겼다"라고 정 추기경을 추모했다.
4월27일 선종한 정 추기경은 2006년 자신이 서약한 뇌사 시 장기 기증과 사후 각막 기증이 실시될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부탁했다. 고령으로 인해서 장기 기증에 효과가 없으면 안구라도 기증해서 연구용으로 사용해 줄 것을 연명계획서에 직접 글을 써서 청원했다. 이에 정 추기경의 두 각막은 선종 후 연구용으로 기증됐다.
정 추기경은 자신 수입도 모두 기부했다. 명동밥집에 1000만원, 성소국(동성고 예비신학생반)에 2000만원, 청소년국 아동신앙교육에 1000만원, 꽃동네 노인환자들을 위해 2000만원, 정진석 추기경 장학재단 5000만원을 기부한 바 있다.
이어 "정 추기경님의 삶을 돌아보면 추기경님은 선교와 인간의 생명 그리고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다"며 "특히 우리 사회에서 자살이 늘어가는 것을 몹시 마음 아파 하셨다. 더불어 죽음의 문화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시며 우리 시대에 가장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로 생명을 강조하셨다"고 정 추기경을 회고했다.
용인공원묘원 성직자 묘역에서는 교구 총대리인 손희송 주교의 주례로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미사에는 손 주교, 정순택 주교, 꽃동네 오웅진 신부 등 사제단과 신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어 "당신은 바지 하나를 18년 입으시면서 절약하고 아끼셨지만, 그렇게 해서 모은 돈을 부지런히 나누어주셨다"며 "마지막에는 자신의 각막까지 기증하셨다. 돌아가신 다음에 통장 잔고 800만원은 비서진을 통해 신세 진 곳, 필요한 곳에 모두 보내셨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정 추기경님의 전구에 응답하여 그분이 몸소 보여주신 행복의 길, 덧셈이 아닌 뺄셈으로 참된 행복에 이르도록 노력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명동대성당과 성직자 묘역에서는 미사 후 정 추기경의 생전 육성이 울려 퍼졌다. 정 추기경이 2004년 가을, 명동대성당에서 평협 주최 강의를 할 때 불렀던 가톨릭성가 463번 '순례자의 노래'였다. 성가 후에 "평생 행복하게 사세요"라는 정 추기경의 말이 다시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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