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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당권 경쟁 본격화…"영남당으론 한계" vs "지역주의 조장"

뉴시스

입력 2021.05.03 16:51

수정 2021.05.03 16:51

'울산' 김기현 원대 선출후 '영남당' 논란 재점화 '충청' 홍문표 출사표 "당원들이 더 非영남 바라" '서울' 나경원, 주호영보다 적합도 앞선 결과도 영남권 주자들 "지역주의 조장·민주당 프레임"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게 축하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게 축하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국민의힘 당권 '투톱' 중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당권 레이스도 궤도에 올랐다.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10여 명이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원내대표에 영남(경남 울산) 출신인 김기현 의원이 당선되면서 당 대표까지 영남지역이 가져 갈 경우 한 지역에 당 권력이 편중되는 이른바 '영남당' 논란도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비영남권 출신들은 당 대표는 타 지역서 나와야 외연 확장을 통한 전국 정당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영남권 주자들은 전통적 텃밭인 영남에서 당권을 가져가야 지지층을 견고히 가져가면서 대선 승리로 이어갈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비영남권에선 권영세(서울 용산),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김웅(서울 송파갑)과 원외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이들이 비영남권 주자들이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영남당 논란이 최대 변수로 작용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당장 충청 출신 4선 홍문표 의원은 3일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비영남당 대표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정권을 잡으려면 오늘의 영남 정당으로는 어렵다는게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다. 당원들이 더 그렇다"라고 했다.

이어 "사람을 놓고 영남, 비영남을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정당의 기본 목적은 정권을 잡는 것인데, 영남 정당으로 국한하는 것보다 더 큰 정당이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다. 그렇다면 비영남서 당 대표가 나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시청역 거점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03.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시청역 거점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03.25. photo@newsis.com

서울에서 4선을 지낸 나경원 전 의원은 아직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제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도 '영남당'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에 의뢰해 지난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8.0%는 나 전 의원을, 13.4%는 주 전 원내대표를 택했다. 나 전 의원과 주 전 원내대표의 격차는 오차범위(±3.1%p) 내로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이 조사에서 거론된 후보는 나경원, 주호영(대구 수성갑), 김웅(서울 송파구갑), 홍문표, 조경태(부산 사하구을), 권영세(서울 용산),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 등 8명으로, 상위 5명 안에 비영남권 주자인 경원, 김웅(7.3%), 홍문표(6.3%) 세 사람이 올랐다.

다만 이들이 상위권에 랭크된 것은 출신지 외에도 인지도, 계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인 데다, 전당대회는 당심이 관건인 만큼 여론 조사만으로 비영남권 주자가 우세하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해석도 있다.

영남권 주자들은 '영남당' 논란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력 주자로 꼽히는 주 전 원내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프레임을 만들어 우리당을 위축시키는 해당 행위"라고 했다.

"수도권에도 영남 출신이 30%나 달하는데 이 표심은 버릴 거냐, 지금은 대선까지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대표를 뽑을 시점"이라고도 했다.

부산 출신인 5선 조경태 의원은 지난 2일 당 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영남당 대표 불가론을 거론하는 세력이 지역주의를 조장해 나눠먹기식 정치를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김기현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도 당선 직후 '영남권 출신이 선출되면 영남당 이미지가 고착화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터무니 없는 소리다. 특정지역은 된다, 안된다 일도양단식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당 대표 후보들의 대진표가 확정이 되면 영남권 대 비영남권 갈등 양상이 증폭될 우려가 높다.
지역을 둘러싼 후보간 비방전은 물론 대선 후보와의 연결성 등을 들어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남당' 논란이 확산할수록 당 쇄신과는 거리가 멀어져 민심으로 부터 외면 받을 수 있고, 민주당으로 부터의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준위는 원내부대표단과 원내대변인 등 원내 인사가 인단락 되면 곧바로 출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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