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fn스트리트

[fn스트리트] GTX '김부선'

구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3 18:00

수정 2021.05.03 18:00

인천 검단·경기 김포 시민단체가 1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노선 계획에 반발하며 차량 시위를 벌이기 위해 김포시청으로 집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 검단·경기 김포 시민단체가 1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노선 계획에 반발하며 차량 시위를 벌이기 위해 김포시청으로 집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교통난을 우려하는 수도권 서부 지역 주민들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부가 서울까지 가지 않고 김포와 부천만 연결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D(GTX-D) 노선 구축안을 내놓으면서다. 주말인 지난 1일 김포시청 일대에서 촛불시위까지 벌어졌다.

애초 경기도는 김포에서 강남을 지나 하남까지 잇는 68㎞ 길이의 GTX-D 노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 강남과 직결하지 않는 안으로 가닥이 잡히자 인천 청라·검단·영종, 경기 김포 지역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온라인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선 축소된 노선을 배우 김부선의 이름에 빗대 '김부선(김포∼부천선)'으로 부른다.

이로 인해 D노선과 관련 있는 지역구 의원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의석을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제 김포가 지역구인 김주영(갑)·박상혁(을) 의원뿐 아니라 '김부선' 라인에 있는 의원 모두가 민심 이반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유권자 중에 집값이 비싼 서울을 떠나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해 집을 사 출퇴근하는 젊은 층의 비중이 작지 않아서다. 그러나 정부는 부천과 강남을 잇는 D노선의 사업성이 약하다고 보는 듯하다. 서울 지하철 2·9호선이나 GTX-B와 상당 부분 겹치는 탓이다.

다만 '김부선' 연변의 수도권 2기 신도시들이 이미 교통망이 정비된 1기 신도시나 서울과 근접한 데다 GTX-A·B·C 노선이 예정된 3기 신도시에 비해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것도 사실이다.
D노선의 서울 연결을 바라는 수도권 서부 지역 민심을 그저 집값 상승을 바라는 지역이기주의로 폄하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지역 거주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어떤 행태로든 해소하는 게 맞다.
'김부선', 즉 반쪽짜리 D노선에서 벗어나는 게 최선이겠지만, 재원이 문제라면 그 이전에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방화~김포)이나 경전철 김포 골드라인 연장도 검토할 만한 대안일 듯싶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