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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진료소서 감염될라"…15명 집단감염에 고흥군 '혼비백산'

뉴스1

입력 2021.05.03 17:42

수정 2021.05.03 17:42

3일 오후 전남 고흥군 박지성공설운동장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한 아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2021.5.3/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3일 오후 전남 고흥군 박지성공설운동장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한 아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2021.5.3/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3일 오후 전남 고흥군 박지성공설운동장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군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2021.5.3/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3일 오후 전남 고흥군 박지성공설운동장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군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2021.5.3/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고흥=뉴스1) 정다움 기자 =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다가 확진될 판이에요."

3일 오후 3시쯤 전남 고흥군 박지성공설운동장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는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한 군민 100여명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군민들은 하루 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5명이 발생하자 지역감염이 이뤄졌을까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엄마 손을 부여잡고 있는 3살배기 어린이부터 지팡이를 짚은 80대 노인들까지 전 연령층의 군민들은 10m가량 대기줄을 형성하며 본인의 차례를 기다렸다.

일부 군민들은 길게 늘어진 대기줄을 보며 '사람이 너무 많다. 다른 선별진료소로 가서 검사를 받자'고 말하며 내렸던 차량에 다시 올라타기도 했다.

검체 채취가 진행되는 운동장 내부로 들어서자 어린이들의 '으앙' 소리와 함께 성인들의 신음이 일대에 울려퍼졌다.

성인들은 기나긴 면봉이 코끝으로 들어오자 인상을 찌푸리며 고통을 견디기 위해 허벅지를 꼬집었고, 아이들은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발버둥을 치는 모습도 보였다.

장모씨(38)는 "재난 문자를 보니 확진자들이 읍내에 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구석구석 다녔다"며 "하루 만에 15명이 감염되니 불안해서 연차를 쓰고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일부 군민은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3살 여아와 진단검사를 마친 한모씨(43·여)는 "누가 확진됐는지 모르는 선별진료소에서 군민들은 거리두기 하나 안 지키고, 군청 공무원들은 안내도 제대로 안 하고 있다"며 "되레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 아니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공무원이 최초로 코로나19에 확진돼 군민들이 모두 검사를 받는 것 아니냐"며 "그 공무원이 방역수칙을 위반했는 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남 고흥에서는 하루 새 15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고흥군 군정혁신단 직원인 1059번이 전날 최초 확진된 데 이어 같은 부서 직원 3명 1063~1065번이 잇따라 확진됐고, 이날 주민복지과 소속 직원과 공공근로 인력 등 2명(1078·1079번)이 추가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또 도화면사무소 직원 2명과 소방공무원 1명, 이들의 가족 6명 등이 잇따라 진단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공공근로 인력인 1079번의 증상 발현일이 지난달 25일로 가장 빠르다는 점, 연령이 낮아 이동동선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이 확진자로부터 최초 지역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혹시 모를 감염 예방을 위해 확진자가 발생한 군청 주민복지과·군정혁신단, 도화면사무소를 폐쇄하고 부서원들을 모두 자가격리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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