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21개 특화의료SW 갖춘 AI의사'닥터앤서', 왓슨 뛰어넘어" [인터뷰]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3 17:47

수정 2021.05.03 18:26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
닥터앤서, 26개 의료기관과
ICT기업 22곳 의료데이터 기반
조기 발견 중요한 소아희귀질환
유전자 정보분석통해 독보적 진단
치매·심장질환·암 등 8대 질환
연간진료비 8.7% 절감효과도
서울아산병원 김종재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이 3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의사' 닥터앤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만기 기자
서울아산병원 김종재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이 3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의사' 닥터앤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만기 기자
가정의 달인 5월에도 몸이 좋지 않아 전국의 병원을 찾는 어린이가 있다. 이 아이는 수년째 검사를 해봤지만 어디가 아픈지 밝혀내지도 못했다. 그런데 한 대학병원에서 '인공지능(AI)의사' 닥터앤서를 이용해 15분만에 근무력증이라는 소아희귀질환 진단을 받아 곧 치료를 시작했다. 닥터앤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364억원을 투입해 개발을 완료했다.
닥터앤서를 통해 8대 질환의 연간 진료비 7조2000억원 중 8.7%인 627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서울아산병원 김종재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은 3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소아희귀질환은 일찍 진단해서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경과를 늦추거나 개선시킬 수 있지만 자칫 시기를 놓치게 되면 아예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2만개 넘는 유전자중 하나가 돌연변이로 생겨나는 질환이 수천가지가 넘는다. 각각의 질환이 굉장희 희귀해 일반 의료진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도 많다보니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닥터앤서 개발을 총괄 지휘한 김종재 원장은 "AI로 유전자 전체를 분석, 돌연변이가 있는 유전자를 찾아내 어떤 질환인지 빨리 진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의사가 환자의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를 돕는 닥터앤서는 총 26개 의료기관과 22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다양한 의료데이터 기반의 21개 SW를 개발해 탄생했다. 소아희귀유전질환을 비롯해 치매,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뇌전증까지 질병 예측과 진단치료가 가능하다.

IBM이 2016년 AI 의료 솔루션 '왓슨'을 내놨다. 왓슨은 종양 분야에 특화된 것으로, 환자의 정보를 입력하면 치료 방침을 제시해 준다. 닥터앤서는 왓슨보다 기능이 다양하다. 뇌의 MRI 영상을 가지고 뇌의 위축 정도를 판정해주는 SW, 심장 영상을 이용해 관상동맥에 석회화 정도를 판독해주는 SW, 또 소아의 희귀 유전 질환 같은 경우는 유전자 정보분석 SW 등 21개의 SW 집합이다.

특히 닥터앤서를 통해 검사 후 4~6시간 후에야 판독결과가 나왔던 치매 진단을 1분 이내에 마칠 수 있다. 또 사람이 할 때는 수십분이 걸리던 관상동맥 CT 판독은 2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장 내시경 검사때 의사가 육안으로 용종을 판독할 때는 81%의 정확도를 보이던 것이 닥터앤서 활용 후에는 92%로 향상됐다.

이와 더불어 김 원장은 "의사들이 그동안 환자 상태를 추상적으로 설명했다면 닥터앤서를 이용해 정략적인 설명으로 환자들의 이해를 높였다"고 말했다. 예를들어 치매 검사를 받은 환자에게 '뇌가 약간 위축됐다'는 표현에서 닥터앤서가 분석한 데이터를 이용해 '일반인 뇌보다 30% 더 위축됐다'는 식으로 설명이 가능해졌다.


그는 닥터앤서가 의사를 대체한다라는 개념보다 효율성과 진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고의 의사가 90%, AI가 90% 정확도가 나왔다면, 의사가 AI를 활용해 92~93%까지 진단율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단순하게 보면 진단율을 2~3%P 높이는게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환자 개개인에게는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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