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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VC 투자·대기업 동맹… ‘유니콘 육성’ 생태계 커졌다 [한국경제 성장동력 'K-유니콘']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3 18:17

수정 2021.05.03 18:17

韓스타트업, 플랫폼 비즈니스 주축
글로벌 빅테크·VC 투자 유치 활발
알토스벤처스 등 투자 성과 뚜렷
대기업도 전략적 투자·펀드 조성
글로벌 VC 투자·대기업 동맹… ‘유니콘 육성’ 생태계 커졌다 [한국경제 성장동력 'K-유니콘']
#.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소프트웨어(SW) 기업 센드버드는 최근 1억달러(약 1116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 따라 센드버드 기업가치는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인공지능(AI) 기반 영상메신저 '아자르' 개발사인 하이퍼커넥트도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매치그룹에 지분 100%를 17억25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에 매각했다. 하이퍼커넥트는 매치에 인수된 이후에도 독립적 경영체제를 유지한다.

#. 글로벌 게임 '배틀그라운드' 운영사인 크래프톤은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7739억원을 달성한 크래프톤은 이르면 오는 6~7월 공모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재 크래프톤 장외 시가총액은 20조원을 넘었으며, 증권가 추산 기업가치도 약 20조~30조원에 달한다.

첨단기술 기반으로 창업 및 투자 생태계 국경이 사라지면서 'K-유니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제조업과 달리 최근에는 기술 및 플랫폼 비즈니스가 주축이 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창업팀이 늘고 있다. 특히 현재 '제2 벤처붐' 핵심은 테크 스타트업과 국내외 벤처캐피털(VC) 및 액셀러레이터로 꼽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들도 재무적투자(FI)와 전략적투자(SI)를 통해 테크 스타트업과 '혁신 동맹'을 맺고 있어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사, 韓스타트업에 관심↑"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 및 VC가 K-유니콘 글로벌화를 앞당기고 있다.

구글은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창구 프로그램 3기'를 운영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구글이 지난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창구 프로그램은 국내 모바일 앱 및 게임 스타트업 콘텐츠를 고도화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일례로 창구 프로그램 1기 개발사 중 43%가 첫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했으며, 매출과 고용 임직원 수도 각각 54%, 45% 증가했다. 또 참여 개발사 통합 2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해 경쟁력을 높였다.

실리콘밸리 소재 VC 알토스벤처스는 쿠팡, 토스, 크래프톤, 우아한형제들, 하이퍼커넥트 등의 성공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뒷받침한 초기 투자자로 유명하다. 또 소프트뱅크벤처스는 글로벌 AI 기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1억6000만달러(약 1800억원) 규모 신규펀드 '퓨처이노베이션펀드'를 조성했다. 주요 출자자는 네이버, 소프트뱅크, LG테크놀로지벤처스, KT, 펄어비스, 크래프톤, 넥슨이다. 연내 2차 클로징을 통해 펀드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측은 "글로벌 투자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걸 체감하고 있다"면서 "소프트뱅크벤처스 투자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당근마켓, 잔디(토스랩), 스푼라디오, 메스프레소, 루닛, 클래스101 등이 해외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CVC 전략적 투자·공동펀드 조성 활발

삼성, LG, SK 등 정통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도 K-유니콘 핵심동력으로 꼽힌다.

삼성벤처투자나 네이버 D2SF처럼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은 투자수익은 물론 본사 기술 및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SK텔레콤과 카카오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공동펀드'를 통해 혁신적 스타트업의 ESG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LG전자와 미래에셋그룹이 1000억원 규모 신규펀드를 조성해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사업 벤처에 투자하는 것도 개방형 혁신 일환이다.


ICT 기업 고위 관계자는 "구글과 영국 AI 스타트업 딥마인드가 탄생시킨 '알파고'처럼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성장 지원은 재무적 투자를 넘어 전략적 동반성장에 가깝다"면서 "실제 초기 투자 등 개방형 협력을 함께 한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를 모두 합치면 유니콘을 뛰어넘는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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