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령자 1300만 목표에 '갸우뚱' …"숫자보다 1·2차 완전접종률 높여야"

뉴스1

입력 2021.05.03 18:24

수정 2021.05.03 18:24

3일 서울시내 이비인후과에 코로나19 백신 예비 대상자 등록 안내문이 붙어있다. 백신 예약자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 남은 백신을 폐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명단을 등록하면 1차 접종 대상자로 등록해 접종할 수 있다. 2021.5.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3일 서울시내 이비인후과에 코로나19 백신 예비 대상자 등록 안내문이 붙어있다. 백신 예약자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 남은 백신을 폐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명단을 등록하면 1차 접종 대상자로 등록해 접종할 수 있다. 2021.5.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방역당국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목표를 1300만명으로 상향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오는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 의지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자에 대한 백신 수급 확대에 환영한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1300만명이라는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1·2차 완전 접종률'을 높여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3일 오후 2시 청와대 여민1관에서 '제2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방역 및 2분기 백신접종 계획, 5~6월 백신공급계획' 을 관계 부처로부터 보고받았다.

보고 내용에는 올해 2분기 백신접종 고령층을 당초 만 65~75세에서 60~74세로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기존 494만명에서 895만명으로 접종자가 약 2배 늘어나게 된다. 혈전 논란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 19만1000여명은 다음달 중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된다.

이를 위해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첫째주까지 총 732만회분의 AZ 백신이 순차적으로 공급되며, 이 물량으로 이달 중순부터 예정된 2차 접종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은 5~6월에 걸쳐 총 500만회분이 순차적으로 공급되며, 코백스(COVAX)를 통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67만회분과 화이자 백신 29만7000회분이 상반기 내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당초 상반기 1800만회분보다 23만 회분이 증가한 1832만 회분이 공급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자에 대한 백신접종 확대가 당초 감염 취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원칙에는 부합한다고 동의했다. 다만 상반기 1300만명 1차 접종 목표에는 의문을 표했다.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접종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층에 대한 접종 확대는 당초 목표에 부합한 것"이라면서도 "AZ의 접종주기가 12주인 점을 보면 상반기 1300만명 중 대부분은 1차 접종에 그치는데, 1차 접종만 확대할 것이 아닌 1·2차 완전 접종률을 높이고 중증환자·사망자를 줄이는 원칙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취약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상반기 1300만명 접종이라는 목표를 위해 개인을 희생해서는 안된다"며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맞는 게 중요하다. 왜 유럽이 AZ를 안 맞는지, 65세 이상으로 접종을 제한하면서도 선택권을 주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오명돈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장(서울의대 교수)은 "인구 70%가 백신을 맞더라도 집단면역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19는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처럼 토착화될 것. 우리는 매년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만큼 바이러스 근절 대신 중증환자와 피해 최소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백신 수급량과 관계없이 이론에 비춰볼 때 집단면역에 도달한다고 해도 바이러스는 근절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집단면역을 달성한다고 해도 면역기간이 지나면 유행은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는 1차 접종 확대를 재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이 국내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백신효과를 분석한 결과, 1차 접종 2주일 후부터 86.6% 이상 높은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AZ는 86%, 화이자 백신은 89.7%였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2회 접종의 가치를 따지면 1회 접종이 압도적으로 더 크다. 한정된 백신 수량을 가장 잘 쓰는 방법은 1회 접종자를 늘리는 것"이라며 "다만 고연령층, 고위험군의 백신접종이 우선돼야 하고, 백신 접종이 원활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사회필수인력 등 일반인에 대한 접종도 서서히 늘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단면역 달성은 바이러스가 완전 종식되는 의미가 아닌, 통제 가능한 수준을 달성하게 된 것"이라며 "접종률이 올라가면 특별한 조치가 없음에도 확진자 수가 떨어진다는 게 영국, 미국, 이스라엘의 예를 통해 증명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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