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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도 수감자 석방-자금 동결 해제 보도 부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4 00:36

수정 2021.05.04 00:36

영국·이란 이중국적자인 나자닌 자가리 랫클리프.AP뉴시스
영국·이란 이중국적자인 나자닌 자가리 랫클리프.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란 정부가 미국의 대외 자금 동결 해제 대가로 자국에 억류한 미국인을 풀어주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를 미국에 이어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수감자 문제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계속 논의되었지만, 해당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보도는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란 국영TV를 포함한 아랍계 언론들은 지난 2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정부가 미국이 70억달러(약 7조8600억원) 규모의 이란 해외 자금 동결을 미국이 풀어주는 대가로 간첩 혐의때문에 자국에 억류한 미국인 4명을 석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자금은 현재 한국에 묶인 이란 자금과 같은 액수다. 앞서 한국과 이란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승인 아래 원화결제계좌로 상계 방식의 교역을 진행했다. 이란에서 원유와 초경질유(가스콘덴세이트)를 수입한 한국 정유·석유화학 회사가 국내 은행 2곳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계좌에 수입 대금을 입금하면, 이란에 물건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해당 계좌에서 대금을 받아 가는 형식이다.
국내 은행 2곳은 2019년 9월 미국 정부가 이란 중앙은행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서 국제테러지원조직(SDGT)으로 제재 수준을 올리면서 해당 계좌 운용을 중단했다. 지난 1월 한국 선박을 억류했던 이란은 한국 내 동결 자금 반환을 요구했고 미국은 제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문제의 보도가 나온 직후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도 미 CBS 방송을 통해 "우리는 그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4명의 미국인을 석방하는 데 (이란과)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란 및 아랍 언론들은 2016년부터 이란에 억류되어 있는 영국·이란 이중국적자인 나자닌 자가리 랫클리프 또한 4억파운드(약 6200억원)를 영국 정부가 지불하면서 석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티브자데는 자가리 랫클리프 문제에 대해 "현재 영국 정부와는 다양한 사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자가리 랫클리프 사건은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 혁명법원은 지난달 26일 자가리 랫클리프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자가리 랫클리프는 이란 체제 전복 모의 혐의로 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지만, 이란 검찰은 '반체제 선동 혐의'로 그를 추가 기소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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