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푸에르토리코, 원치않는 임신 내연녀 살해 프로권투선수에 분노

뉴시스

입력 2021.05.04 05:57

수정 2021.05.04 05:57

가정폭력 고소 여성 불탄 시신으로 발견 며칠 안돼 또 여성 살해 빈번한 여성폭력 발생에 지난 1월 비상사태 선포 불구 효과 없어
[산후안(푸에르토리코)=AP/뉴시스]임신한 채 살해당한 딸 케이슬라 로드리게스(27)의 사진을 든 어머니 케일라 오르티스(왼쪽 2번째)가 2일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의 미 연방수사국(FBI) 본부 앞에서 딸을 살해한 프로권투 선수 애인 펠릭스 베르데호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며 울부짖고 있다. 2021.5.4
[산후안(푸에르토리코)=AP/뉴시스]임신한 채 살해당한 딸 케이슬라 로드리게스(27)의 사진을 든 어머니 케일라 오르티스(왼쪽 2번째)가 2일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의 미 연방수사국(FBI) 본부 앞에서 딸을 살해한 프로권투 선수 애인 펠릭스 베르데호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며 울부짖고 있다. 2021.5.4
[산후안(푸에르토리코)=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푸에르토리코 법원이 3일(현지시간) 27살의 임신한 연인을 살해한 프로권투 선수 펠릭스 베르데호에게 보석이 불가능한 구금을 명령했다.

런던 올림픽에 푸에르토리코 대표로 출전했던 베르데호는 프로 전향 이후 27승(17 KO승)2패를 기록하고 있는 유명 권투선수이다.

베르데호는 지난달 29일 오전 임신한 애인 케이슬라 로드리게스를 납치해 얼굴을 주먹으로 마구 때린 뒤 그녀의 팔과 발을 묶은 뒤 무거운 물체를 매달아 호수에 내던지고 총격을 가해 체포됐다.

로드리게스는 29일 직장에 출근하지 않아 실종 신고됐고, 지난 1일 산후안 인근 석호(潟湖)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치과 기록을 통해 그녀의 시신을 확인했다.

베르데호는 로드리게스 살해 및 납치와 자동차 재킹, 태아 고의 살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카밀 벨레스 판사는 베르데호의 범행에 대해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사건"이라며 보석이 허용되지 않는 구금을 명령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베르데호가 로드리게스를 납치·살해하는데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았지만 그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고소장에서 밝혔다.

푸에르토리코 경찰은 베르데호가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의 가족은 그녀가 베르데호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말했다. 희생자의 어머니인 케일라 오르티스는 딸이 지난달 29일 통화에서 베르데호가 임신 테스트 결과를 보기 위해 자신의 집으로 오겠다고 말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오르티스는 또 "베르데호가 딸에게 '아기를 갖지 말라'고 위협했었기 때문에 나는 그녀에게 '조심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오르티스는 이어 베르데호가 결혼해 어린 딸을 두고 있지만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온 로드리게스와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로드리게스 살해는 가정 폭력으로 파트너를 고소했던 또다른 여성이 고소가 기각된 후 파트너에 살해돼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된 지 불과 며칠만에 일어나 여성 폭력과 관련, 푸에르토리코의 많은 사람들을 격분시켰다.

로드리게스의 시신이 발견된 석호를 가로지르는 다리에는 3일 수백명이 모여 로드리게스와 여성들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편 불탄 시신으로 발견된 여성이 제기한 소송이 기각된 것과 관련, 푸에르토리코 고등법원은 기각 결정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지난해 최소 60명의 여성이 살해돼 1주일에 1명 이상의 여성이 살해되는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이 극심하다.
페드로 피에루이시 푸에르토리코 지사는 지난 1월 여성에 대한 폭력 증가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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