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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팬들의 난동으로 승점 삭감 징계 위기…EPL 유관중 개최도 불투명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의 과격한 시위와 경기장 난입으로 후폭풍에 시달릴 전망이다.

맨유는 승점 삭감 징계를 받게 될 수도 있고, EPL 37라운드와 38라운드의 유관중 개최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생겼다.

지난 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맨유와 리버풀의 2020-21 EPL 34라운드 경기는 연기됐다.

맨유 팬들이 경기장 안 그라운드까지 들이닥쳐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맨유 팬들은 구단의 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참가 결정에 불만을 품고 공개적 사과와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과정서 과격한 시위가 이어졌다. 맨유 팬들은 그라운드 난입은 물론 라커룸과 관중석 기물까지 파손했다. 또한 시위를 막기 위해 충돌한 경찰들을 폭행했다. 얼굴을 크게 다친 경찰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시위는 끝났지만, 여기서 나온 불씨는 여전히 영국 축구 전체를 활활 타오르게 하고 있다.

영국 경찰은 "우리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주변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사건을 파악하고 책임자를 기소할 것"이라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EPL 사무국도 홈경기 운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맨유 구단에 징계를 준비하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는 "맨유가 승점 삭감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승점 삭감 징계가 이어진다면, 맨유에겐 치명적이다.

맨유는 19승10무4패(승점 67)로 2위를 달리고 있다. 25승5무4패(승점 80)의 선두 맨체스터 시티보다 13점 뒤져 있다. 리버풀전을 잡고 마지막까지 희망을 이어가려던 맨유로선 팬들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도전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우승 트로피를 라이벌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

또한 EPL 전체의 유관중 전환 유무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영국 매체 'BBC 스포츠'는 "이번 시위에서 폭력성 만큼이나 놀랐던 건 시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맨유 팬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하지 않았고, 여러 사람들끼리 모여 다니는 등 방역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

EPL은 영국 내에 여전히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포츠 산업의 부흥을 위해 EPL 37라운드와 38라운드를 부분 유관중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는 팬들의 모습은 EPL의 유관중 전환이 아직은 이르다는 걸 의미한다. '익스프레스'는 "팬들과 함께하는 축구를 바랐지만, 이번 시위는 그리 유쾌한 장면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맨유, 혹은 EPL 전체 팀들이 이번 일로 유관중 경기를 치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