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르노삼성, 노사갈등 고조…'전면파업 vs 직장폐쇄'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4 09:23

수정 2021.05.04 14:52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파이낸셜뉴스] 르노삼성자동차의 노사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 짓지 못한 르노삼성은 노조의 파업이 계속 이어지자 회사가 직장 폐쇄라는 강경 대응 카드까지 꺼낸 상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이날 오전 7시부터 별도 공지 시까지 부분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노조가 이날 8시간 전면 파업에 돌입키로 하자 사측이 직장 폐쇄로 맞대응 한 것이다. 노조가 8시간 전면 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달 30일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앞서 노조는 3일에도 부분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달 29일 임단협 9차 본교섭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르노삼성은 아직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 짓지 못한 상태다.

사측은 기본급 동결, 격려금 500만원 지급, 순환 휴직자 290여명 복직, 6월부터 1교대에서 2교대로 전환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면 파업에 나섰다.

특히 노조는 최근 영업 2개 AS직영사업소(인천, 창원)에 대한 운영 중단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만약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임단협에 합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희망퇴직으로 인력이 감소한 만큼 효율성을 위해서는 2~3개 사업소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측은 "2020년 임단협 과정에서 이미 41회의 쟁의지침을 통해 기습적이고 돌발적인 파업을 반복적으로 실행해 현재 회사가 사활을 걸고 생산 중인 아르카나(XM3) 유럽 수출 물량 선적에 심각한 차질을 주고 있으며 정비 사업소의 예약 고객들의 불만은 폭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노조의 쟁의지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불참하고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나 공장 점거 집회를 하고 현장을 순회하면서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려는 임직원들의 업무와 안전을 위협하고, 일부 사업소에서는 고객 출입구를 봉쇄하고 고객 주차장을 점거하는 등 불법적인 업무 방해 행위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매출 손실과 더불어 경영 상황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으며, 아르카나 유럽 수출 물량의 선적 차질로 회사는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경영 위기 및 고객 신뢰 하락에 따른 미래 생존, 직원들의 고용과 안전까지 위협하는 현재의 상황을 방치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어 부득이 부분 직장 폐쇄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록 부분 직장 폐쇄는 결정됐지만 조업 희망자를 파악한 이후 그에 따라 적절하게 라인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는 부산공장 대다수 구성원의 뜻이며, 현재의 불안정한 라인 상황을 해소하고 조금이라도 안전한 환경에서 단 한 대의 아르카나 유럽 수출 물량이라도 더 나은 품질로 생산해 회사의 미래 생존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한편, 르노삼성은 2016~2017년 매년 4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지만 지난해 797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르노삼성은 지난 2월 약 500여명의 직원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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