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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다 선처 바란다"…친누나 살해·유기 20대 남동생 검찰 송치

뉴스1

입력 2021.05.04 09:32

수정 2021.05.04 09:34

누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동생 A씨 /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누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동생 A씨 /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인천 강화경찰서는 친누나를 살해한 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동생 A씨(27)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새벽 무렵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주거지에서 30대 누나 B씨를 흉기로 25차례에 걸쳐 찔러 숨지게 하고 범행 10일 뒤 강화군 삼산면 한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씨의 휴대폰 유심(USIM)을 다른 기기에 끼워 카카오톡 계정에 접속해 B씨인 척 위장하고, 모바일 뱅킹에 접속해 B씨 계좌에서 돈을 빼낸 뒤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누나의 계좌에서 돈을 빼낸 금액은 정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생활비 수준의 돈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착한 남동생'을 위장한 A씨는 거짓말과 연기로 상황을 모면하며 4개월여간 경찰 수사망을 피해갔고,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 경찰 수사 상황을 파악하려고도 했다.

A씨는 범행 4개월여 뒤인 올 4월21일 오후 2시13분 인근 주민이 B씨의 시신을 발견해 112에 신고하면서 수사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4개월간 범행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하면서 며칠 간격으로 시신 유기 장소인 '강화 석모도'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주기적으로 검색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검거 전까지 인천 남동공단 소재 직장을 다니면서 평소와 같은 일상 생활을 해왔다.

A씨는 2월 14일 B씨의 가출신고를 한 부모를 속여 지난 4월 1일 신고를 취소하도록 한 것으로도 확인했다. A씨는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B씨 행세를 하며 부모를 속였으며, 최근 열린 B씨의 장례식에 참석해 영정사진을 직접 들기도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귀가가 늦다는 이유로 잔소리를 하는 누나에게 화가 나 범행을 했다"는 진술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프로파일러(범죄분석관)를 투입해 조사를 벌였으나, 사이코 패스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3일 검찰 송치 전 경찰조사에서 '죄송하다.
선처를 바란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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