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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부과 불똥 튈라'..미국 시장 따라나선 韓배터리 소재사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5 18:59

수정 2021.05.05 18:59

美 전기차 역내 생산 의무화 규정 강화 
2023년까지 핵심부품 85%↑만 무관세
"현지 진출 안하면 경쟁력 약화 우려"
[파이낸셜뉴스]
미국 조지아주 제1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SK이노베이션 제공.
미국 조지아주 제1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SK이노베이션 제공.
미국이 전기차의 자국 내 생산을 강조하면서 배터리 소재사들도 현지 진출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의 85% 이상을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쓰지 않으면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가 배터리 소재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큰 만큼 업계에서는 현지 생산 공장을 마련하지 않으면 미국 시장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차전지 소재사들이 미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전해액 업체 엔켐은 오는 9월부터 연간 2만t 규모 미국 공장을 가동을 시작한다.

전해액은 배터리 내부 양극과 음극 사이 리튬이온 이동을 돕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 회사는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 1공장 양산 계획에 맞춰 현지 진출 계획을 세웠다. 또 다른 전해액 기업 동화일렉트로라이트도 미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양극재 업체인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비엠도 미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 성능을 좌우한다. 두 회사는 각각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에 양극재를 공급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적극적인 미국 투자에 나서면서 두 업체도 현지 공장 설립 검토에 나섰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11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인근에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진출 타당성을 살펴보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미국 등 해외 배터리 제조 공장 인근에 양극재 법인 설립을 검토하는 TF팀을 꾸렸다. 올해 안에 구체적인 해외투자 윤곽을 내놓을 계획이다.

소재사들이 국내 생산력 증대와 함께 미국 현지 진출에 나선 데에는 미국 정부의 역내 의무생산 규정 강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작년 7월 발효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2023년까지 전기차 핵심 부품의 85% 이상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써야만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여도 부품 대다수가 해외에서 들여왔다면 관세가 부과되고,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특히 배터리가 전기차 핵심 요소인 만큼 미국 정부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배터리 산업 생태계 구축과 함께 역내 생산도 강조하고 있다"며 "미국은 주요 전기차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곳인데 현지 공장을 세우지 않으면 진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