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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환영한다'는 美 대북정책 "핵심은 외교, 北이 기회 잡았으면"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4 13:08

수정 2021.05.04 13:08

바이든 대북정책 '외교' 중심의 단계적 접근
블링컨 "北 언행 수일, 수개월 지켜볼 것"
北 대응 따라 북-미 대화 여부 결정될 듯
韓 "현실적이고 실질적 정책 방향 환영"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영국 런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영국 런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북정책 검토를 끝낸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정책의 핵심은 '외교'에 있으며 외교의 기회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이 외교를 중심으로 한 대북정책 기조를 밝힌 만큼 북미 대화 재개의 '키'는 다시 북한의 손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미국을 향해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천명하며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던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날 VOA(미국의소리)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영국 G7 외교·개발장관회의 중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은 확실하게 외교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외교에 참여할지 말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외교적으로 풀어갈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향후 수일, 수개월 동안 북한의 말과 행동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외교적 대화의 문을 열어 두고 북한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종합해보면,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외교를 주요 수단으로 취하되, 북한의 상응 조치를 살피면서 단계적·동시적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 정권들에서 북한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동안 효과적이었던 방법과 그렇지 않았던 방법을 고려했다고 했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와 트럼프의 톱다운 빅딜 정책 결과를 교훈 삼아 실효적 방법을 고안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함께 활발히 협의하면서 신중하게 정책 검토를 진행한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신중하고 실용적인 접근을 취할 것이며, 실질적 진전을 만들기 위한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향후 한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여러 동맹과 긴밀히 협의 및 조율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국 행정부가 구체적인 대북정책 검토 경위와 결과를 밝히고 '북한이 키를 잡고 있다'며 관망세로 돌아설 것을 시사한 만큼, 북한의 태도가 북미 대화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북한은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담화를 통해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의 근간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그에 상응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했지만, 미국이 확실한 유화 제스처를 취한 만큼 북한도 '달라진 태도'를 보일 수 있다.

G7 외교·개발장관회의를 계기로 3일 런던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공유 받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결정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 또한 4일 기자들과 만나 "정 장관의 입장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미국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초기 단계부터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협의가 있었으며, 정부 유관 기관 간 협의도 수시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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