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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쌓이고 車 만들 반도체 없어도… 임금 더 달라는 노조 [노사갈등까지 덮친 르노삼성·한국GM]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4 18:41

수정 2021.05.04 18:41

생존 걱정하는 회사
르노삼성 올 판매 24%나 급감
한국GM 창원공장 절반만 가동
밥그릇 챙기는 노조
GM노조 1인 1000만원 인상 요구
물류센터 폐쇄 등 구조조정도 반대
적자 쌓이고 車 만들 반도체 없어도… 임금 더 달라는 노조 [노사갈등까지 덮친 르노삼성·한국GM]
7년 연속 적자와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가 노조 리스크까지 가중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사 모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판매량 감소,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내우외환'의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강성 노조가 대내외 상황에 관계없이 자신들 주장만 고수하면서 과거와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규모 적자에 반도체 부족까지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총 3만1412대를 판매해 지난해 동기(4만1477대) 대비 24.3% 판매대수가 감소했다. 한국GM도 올해 1~4월 총 11만1479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5277대보다 3.3% 줄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최대 고민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도 발목이 잡혀 있다.

한국GM은 지난 2월 부평2공장 가동을 50% 줄인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부평 1·2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말부터 50% 가동을 재개하고 있지만 이달 들어선 그동안 정상가동했던 창원공장을 절반만 가동 중이다. 전략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가 올해 1·4분기 미국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 2위를 기록하면서 딜러들이 차를 빨리 달라고 아우성이지만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속이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3월 생산의 절반을 차지했던 닛산 로그 위탁물량 생산이 종료되며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다. 닛산 로그 물량공백과 내수부진으로 지난해에는 8년 만에 797억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수출을 시작한 XM3(수출명 '뉴 아르카나')가 유럽 언론과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지만 고질적 노사관계 불안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위태로워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기습적이고 돌발적인 파업을 반복적으로 실행해 회사가 사활을 걸고 생산 중인 아르카나 유럽 수출물량 선적에 심각한 차질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적자에도 임금 올려 달라는 노조

한국GM은 2014년부터 7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노조는 올해 기본급 월 9만9000원 인상, 통상임금 150%의 성과급, 격려금 400만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평균적 통상임금을 고려하면 1인당 약 1000만원의 임금인상이다. 사측은 이 같은 임금인상 요구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노조가 제주와 창원 물류센터 폐쇄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것도 불안요소다.

한국GM은 지난해 31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3년 1조865억원의 반짝 흑자를 내기도 했지만 2014년부터 7년간 누적 3조3995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한국GM 노조는 철수 논란이 있었던 2018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매년 파업에 나선 만큼 올해도 노사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은 국내 완성차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 짓지 못한 상태다.

지난달 사측이 기본급 동결, 격려금 500만원 지급, 순환휴직자 290여명 복직, 6월부터 2교대로 전환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면파업 카드를 꺼냈다.
특히 노조는 인천과 창원 직영사업소 운영중단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임단협에 합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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