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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씨티銀, 소매금융 ‘통매각’ 우선 추진… 높은 인건비 변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5 17:13

수정 2021.05.06 13:21

고객보호·고용유지에 가장 안정적
1억2000만원 업계 최고 평균연봉
2조원 달하는 매각가격도 걸림돌
[단독]씨티銀, 소매금융 ‘통매각’ 우선 추진… 높은 인건비 변수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출구전략으로 '통매각'(전체 매각)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씨티은행 직원과 고객을 보호하기에는 전체 매각이 가장 최적의 출구전략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한국씨티은행의 무거운 덩치 탓에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력적일지는 물음표다. 한국씨티은행 측은 매수자와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이 수정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5일 한국씨티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씨티그룹 내 인수합병(M&A)팀과 국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CGMK)이 출구전략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소매금융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전체 매각이 직원 고용 승계와 고객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가장 안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분할매각의 경우 매수자가 직원 고용 승계 없이 자산만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그간 금융업계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의 출구전략으로 통매각,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 각 사업 부문을 별도로 매각하는 분리매각, 단계적 철수 등이 방식이 거론됐다.

앞서 씨티그룹은 지난달 15일 한국을 포함한 호주, 바레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러시아, 대만, 태국, 베트남 등 13개국에서 소매금융 출구전략을 모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씨티그룹 본사와 한국씨티은행 직원 입장에서는 통매각이 가장 이상적이란 분석이다. 매각 절차도 일괄로 해결할 수 있고, 직원 고용 문제도 원활히 해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씨티그룹이 일본 개인금융시장에서 손을 뗄 떼도 WM과 카드 부문을 통매각했다. 인수자였던 마쓰이스미토모은행은 일본 씨티뱅크은행의 개인예금 2조4400억엔, 거래고객 74만명, 32개 지점·출장소와 개인고객부문 종업원 약 1600명을 넘겨받았다.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2조원에 달하는 매각 가격에 높은 인건비가 매각에 변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한국씨티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한국씨티은행 측은 근속연수(18.2개월)가 타 시중은행(15~16년)보다 높아 연봉도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들이 폐지한 퇴직금누진제도 매각 과정에서 장애물로 지적된다. 퇴직금누진제는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이 쌓이는 제도인데, 한국씨티은행이 전체 직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금융업계에서는 통매각보다 분할매각이 통매각보다는 현실적인 출구전략으로 거론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전통적으로 고액 자산가 중심의 WM에 경쟁력이 있고, 카드의 경우에도 충성 고객이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WM이 유명했기에 눈독 들이는 곳이 많을 것"이라며 "카드사업도 시장점유율은 1%대로 낮지만, 충성고객이 많은 만큼 가격에 따라 인수합병 매력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통매각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지만 매수자의 상황에 따라 출구전략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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