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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진 인플레 압박… 옐런 입에서 나온 '금리 인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5 18:30

수정 2021.05.05 18:30

"경기과열 막으려면 올려야할수도"
실제 인상권한 없지만 증시 강타
나스닥 2% ↓…채권은 일단 잠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에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의 이 같은 발언 뒤 뉴욕 주식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 의장을 지낸 옐런은 이날 '디 애틀랜틱' 매거진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옐런은 재무장관이기 때문에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관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제 흐름으로 볼 때 미 경제가 이대로 가면 과열로 치달을 수 있고, 그럴 경우 파국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예방조처로 선제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판단을 옐런이 했음을 뜻한다.

그가 비록 연준 의장 연임에는 실패했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연준 부의장으로 미 경제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등 연준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점은 그의 발언에 무게를 더해준다.


옐런의 이날 발언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던 '인플레이션 우려→금리인상' 가능성이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시장이 자각토록 만드는 역할을 했다. 옐런은 "비록 추가 (재정)지출이 미 경제 규모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라고는 해도 우리 경제가 과열로 치닫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금리가 어느 정도는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정책이 "아주 약간의 (금리) 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재정정책들은 우리 경제가 경쟁력을 갖추고, 생산적이 되는데 필요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뒤 1조9000억달러 경기 부양책을 통과시켰고 2조2500억달러 인프라 투자, 2조달러 규모의 복지정책까지 추가로 추진 중이다.

옐런은 이 정도 규모의 재정정책은 미 경제 규모에 비해 작은 수준이지만 이를 통해 풀리는 돈이 경제를 과열로 이끌 수도 있기 때문에 연준이 소폭의 금리인상을 통해 경제 흐름 고삐를 좨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일관되게 인플레이션이 올해 중반에 다소 생길 수도 있지만, 일시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뛰고 난 뒤 다시 낮아질 것이어서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이 몇년 동안은 이어질 것이라고 확인했다.

한편 옐런의 이날 발언은 주식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채권 시장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시장 기준물인 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1.59%로 큰 변동이 없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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