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GS25 포스터 사태 뒤엔 '이대남' '이대녀' 갈등[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06 16:17

수정 2021.05.06 16:17

[파이낸셜뉴스]
논란이 된 GS25 광고포스터. 맨 왼쪽이 처음 광고 포스터, 가운데 1차 수정된 포스터, 맨 오른쪽이 최종 수정된 포스터. /사진=뉴스1
논란이 된 GS25 광고포스터. 맨 왼쪽이 처음 광고 포스터, 가운데 1차 수정된 포스터, 맨 오른쪽이 최종 수정된 포스터. /사진=뉴스1


편의점 업체 GS25의 홍보 포스터에 남성혐오 상징 로고가 사용된 뒤 파문이 일고 있다. 급진 페미니즘 성향 커뮤니티에서 남성을 비하하는 형태의 손 모양을 포스터 디자인에 몰래 넣었다 적발된 것이다. 불매운동 조짐이 일자 GS25를 운영하는 회사 측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편의점주는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헤프닝으로도 볼 수 있지만 '이대남(이십대 남성)'과 '이대녀(이십대 여성)'의 젠더 갈등이 점차 심화되어 표출된 예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제에 2030 청년들의 성별 갈등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 넘어 현실로 나온 '性' 혐오 표현
6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GS25의 포스터 사건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성별 혐오 표현이 오프라인으로 옮아 왔다는 점과, 해당 혐오표현에 문제제기를 한 것이 남성이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논란은 이달 1일 시작됐다. GS25가 소셜미디어(SNS)에 캠핑 관련 포스터를 올렸는데 포스터에 사용된 손 모양 디자인이 문제가 됐다. 검지와 집게로 캠핑용 소시지를 집는 디자인이었는데 숨겨진 의미가 있었다. 페미니즘 성향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는 의미로 해당 디자인을 썼다는 것이다. 포스터에 사용된 영문 문구인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감성적인 캠핑을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하는 상품)도 논란이 됐다. 각 단어의 마지막 철자를 뒤에서부터 읽을 경우 'MEGAL(메갈)'이라는 단어가 연상됐기 때문이다 .

논란이 일자 남초 커뮤니티에서 GS25 불매 운동 조짐이 일었고, 본사는 이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논란이 일자 GS리테일 주식 가격도 하락했다.

그동안 온라인 상에서 성별로 편을 나눠 공격하는 경우는 흔했지만 오프라인, 그것도 공적인 회사 업무에서 이를 드러내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더불어 대부분의 성별 혐오 표현은 여성들이 먼저 문제 제기를 하는 경우가 다수였지만 이번에는 남성들이 먼저 문제제기에 나섰다.

구독자 36만여명을 보유한 보수성향 유튜버 지식의 칼은 "그동안 '오조오억' '허버허버'등 남성에 대한 혐오표현의 경우 이를 남성이 지적하면 째째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사태는 2030대 남성들도 '프로불편러'가 되면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은 사건"이라고 밝혔다.

■성별 갈등 넘어 사회적 공론화 필요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GS25사태와 관련해 방송 토론, SNS 등 장외에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이 SNS에 "핫도그 구워서 손으로 집어 먹는 캠핑은 감성캠핑이 아니라 정신 나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를 본 진 교수는 댓글에 "소추(작은 성기)들의 집단 히스테리가 초래한 사회적 비용"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 전 최고위원의 경우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20대 남성 72.5%가 보수성향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이 여자 편을 들어셔 졌다"는 취지로 분석을 내놨다.
이를 두고 진 교수는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성별로 편을 나누는 정치인의 부정적인 행태라고 평가했다.

최근 2030 남성과 여성의 혐오 표현이 도를 넘어서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아닌 정치권, 어른들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독자 149만명을 보유한 경제·상식 유튜버 슈카월드는 "지역 갈등, 좌우 갈등도 도를 넘어서면 서로간 자제하고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말리는 어른들이 있는데 성별 갈등에서는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다"며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이를 지켜보는 아이들, 선생님이 '멈춰'라고 말하는 캠페인이 있는데 성별 갈등도 당사자가 아닌 어른들이 나서서 '멈춰'라고 얘기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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