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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 맛’ 커리에 ‘밥도둑’ 반찬… "밥 한 그릇 순삭!" [먹어주는 얼굴]

인도·태국 전문음식점과 비교해도 손색 없어
호불호 갈릴 일 없는 맛에 건더기도 큼지막
남은 커리에 우유식빵 찍어 먹어도 색다른 맛
‘간장 명가’ 샘표 가정 간편식 6종
끼니 때마다 하던 반찬 걱정 끝
쓱쓱 비빔밥 만들어 먹어도 별미

파이낸셜뉴스 홈페이지를 뒤적이던 아내가 "이거 먹을 만한거냐"고 묻는다. 노트북 화면을 흘깃 보니 샘표가 만든 반찬 '쓱쓱싹싹 밥도둑'에 관한 내용이다. "신제품인 것 같은데 벌써 먹어봤을 리가…"라고 답하자 "당장 주문해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친정엄마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은 딸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염치없게 맨날 처가에서 반찬을 얻어먹는 나로서도 거절할 이유는 없다.

‘현지의 맛’ 커리에 ‘밥도둑’ 반찬… "밥 한 그릇 순삭!" [먹어주는 얼굴]
샘표 쓱쓱싹싹 밥도둑 돼지고기 장조림
‘현지의 맛’ 커리에 ‘밥도둑’ 반찬… "밥 한 그릇 순삭!" [먹어주는 얼굴]
비프마살라 커리

# 쓱쓱 비벼서 싹싹 비우는 ‘쓱쓱싹싹 밥도둑'
샘표는 간장이나 된장, 쌈장 같은 장류만 유명한 줄 알았다. "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 맛을 보고 맛을 아는 샘표간장~"이라는 CM송이 귀에 박힌 덕분이다. 어릴 적부터 수천 번은 족히 들었을 게다. 그나마 샘표의 깻잎통조림은 대학 시절 자취방 냉장고에 늘 자리잡고 있던 것들이라 제법 친숙하다(장조림은 비싸서 못 사먹었는지 기억에 별로 없다). 지금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지난 197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반찬 통조림을 내놓았다고 하니 45년의 오랜 역사를 감안하면 맛은 걱정할 필요가 없으리라.

'쓱쓱싹싹 밥도둑'은 쇠고기 장조림과 돼지고기 장조림, 메추리알 장조림, 멸치볶음, 고추장 멸치볶음, 오징어채볶음 등 6종으로 구성돼 있다. 내가 좋아하는 반찬들만 이렇게 모아 놓기가 쉽지 않은데 대.단.하.다.

실제로 이들 반찬 중 하나라도 우리집 식탁에 올라오지 않는 날은 1년에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쇠고기 장조림을 가장 좋아하는 딸도, 고추장 멸치볶음을 제일 좋아하는 나도 벌써부터 입에 침이 고인다.

사실 나보다 아내의 만족감이 더 높다. '비장의 무기'가 하나 생긴 덕분이다. 밑반찬을 얻어오기 위해 매일 장모님의 눈치를 봐야 하는 아내 입장에서는 적잖이 안도감을 가질 만하다. 몇 개씩 쟁여놓고,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꺼내 쓰려는 전략이다. "쟁여놓기는 무슨. 두세 가지를 조합해 사흘 연속으로 저녁밥상에 올렸는데도 군말 없이 잘 먹더라. 일주일에 한 번은 주문해야겠다"는 아내의 말이다. 게다가 '쓱쓱싹싹 밥도둑'은 냉장고가 아니라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처음 포장을 뜯었을 때는 양이 좀 적다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막상 먹다보니 적다는 느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냥 한 끼 반찬으로 적당하구나 싶다. 샘표 간장으로 간을 맞춰서 그런지 적당한 것이 입에 착~ 달라붙는다. 맛과 비주얼 모두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딱 우리 장모님이 해주시는 그 맛이다. '큰이모표' 멸치볶음을 세상 최고로 치는 딸아이가 멸치볶음을 게 눈 감추듯 먹는 거 보니 말 다했다. 해바라기씨, 아몬드가 함께 들어 있어 고소하긴 하다. 이제 끼니 때마다 '뭘 먹을까' 고민은 안 해도 되겠다.

굳이 최고의 승자를 하나 꼽으라면 돼지고기 장조림이다. 포장에 쓰인 '돼지고기'란 글자만 빼면 쇠고기 장조림과 구분이 안 갈 정도다. 고기가 기대 이상으로 부드러운 때문이다. 메추리알과 꽈리고추도 똑같이 들었다.

'쓱쓱싹싹 밥도둑'은 활용 가치도 높다. 반찬으로 먹어도 좋지만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면 별미다(멸치볶음은 제외). 먹어보면 안다. 먼저 오징어채볶음은 가위로 잘게 자른 다음, 따뜻한 밥과 비벼 먹으면 된다. 달걀 프라이를 반숙으로 두 개 올리고, 참기름 한 숟갈 추가하면 반찬으로 먹을 때보다 훨씬 잘 넘어간다. 쫄깃쫄깃한 식감이 아주 그만이다. 고소한 김가루는 선택사항이다.

이와 달리, 장조림으로 만드는 비빔밥은 달걀 프라이보다 날달걀이 (개인적으로는) 열 배쯤은 JMT(존맛탱·아주 맛있다는 뜻)다. 달걀간장비빔밥의 상위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갓 지은 하얀 쌀밥에 날달걀을 올리고, 적당히 으깬 메추리알(또는 잘게 자른 고기)과 간장소스를 넣고,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 숟갈 휘~익 둘러서 비비면 다른 반찬은 1도 필요없다.

# 부먹? 찍먹? 다 맛있는 '티·아시아 커리'

티·아시아(Taste of Asia) 커리'는 순전히 나의 선택이다. 배우 전지현이 TV 광고에 나와 "내가 먹던 카레와는 달라. 맛이 달라. 향이 달라"라고 하는데 도저히 궁금해서 못 참겠더라.

 인도 델리를 대표하는 '치킨 마크니 커리', 태국 파타야의 '게살 푸팟퐁 커리', 강황 산지로 유명한 인도 마드라스 지역의 '비프 마살라 커리'와 '스파이스 비프 마살라 커리'가 주인공이다. 제품 포장에 적힌 '인도와 태국 왕실요리 전문 셰프의 레시피로 완성했다'는 문구와 셰프의 사진을 보니 기대치가 한층 더 올라간다.

 커리와 카레의 차이점을 묻자 아내는 "커리는 카레의 고급진 표현"이란다. 이유는 간단하다. 카레는 집에서 얼마든지 해 먹을 수 있지만 커리는 집에서 만들기가 힘들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는 듯하다.

 지금까지 카레는 (내가) 직접 만들었다. 온 식구들이 카레를 좋아해 평균 일주일에 한 번은 해먹은 것 같다. 그동안은 일본에서 건너온 바몬드(Vermont) 카레와 국산 카레를 3대 1로 섞은 것을 제일 좋아했다. 건더기가 카레 본연의 맛을 바꾸는 것이 싫어서 양송이버섯과 양파만 넣었다.

 하지만 이제 분위기가 완전 달라졌다. '별책부록'으로 생각한 '티·아시아 커리'가 주연으로 바뀐 것도 같은 이유다.

 전문음식점에서나 맛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커리들이 우리 가족의 입맛을 사로잡은 덕분이다. 직접 만들어 먹은 카레들은 끝맛이 텁텁하고 무거운 느낌이었던 반면, 커리들은 담백하고 깔끔하다. 나흘 연속 저녁식사로 '티·아시아 커리'를 하나씩 경험했으나 즐겁고 행복하게 잘 먹었다.

 개인적으로 인도 커리를 태국 커리보다 조금 더 선호한다. 보기와 달리 입맛이 짧은 탓일 게다.

 태국 커리에서는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니지만) 동남아 음식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향이 있다. 물론 인도 커리 중에서도 (내 경험상) 생선이 통째로 들어간 커리 같은 것은 '절대(×100)' 사절이다.

 태국 커리 가운데서도 푸팟퐁 커리는 그나마 익숙한 편이다. 태국여행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경험해본 덕분이다. 코코넛향이 살짝 감도는 것이 '호불호가 갈릴 일은 없겠구나' 싶다. 계란과 게살이 들었다는데 게살은 (노안 탓인지) 눈으로는 확인이 힘들다. '다음에는 게맛살이라도 찢어서 넣어볼까'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맛을 놓고 따지자면 태국음식 전문점에서 먹은 것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요즘처럼 해외여행은커녕 외식 한번 하기 힘들 때는 고맙기가 그지없다.

 치킨 마크니 커리는 네 가지 커리 중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을 만하다. 다음 날 저녁 "당신 먹성에 하나로는 부족할 것 같다"는 이유로 아내가 2인분을 준비했다. "너무 많은 것 같은데"라면서 타박을 했지만 결국에는 흡입신공을 발휘하고 말았다.

 밥 한 그릇을 비벼서 뚝딱 해치우고, 남은 커리는 우유식빵에 찍어 먹었다. 인도식 빵 '난(naan)'과는 다른 훌륭한 맛이다. 커리가 부드러운 식빵이 촉촉하게 적셔 진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옆에서 구경하던 아내가 "난을 주문하라"며 태블릿을 슬며시 들이민다. 이런 건 시키는 즉시 실행하지 않으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비프 마살라 커리와 스파이스 비프 마살라 커리는 감자나 소고기 같은 건더기를 눈으로, 입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식 카레와 비슷한 맛이다. 스파이스 비프 마살라 커리는 이름도 그렇고, 색도 상대적으로 붉은 편이어서 매콤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초등학생 딸아이도 맛있게 먹는다.


 '티·아시아 커리'는 인스턴트 음식이지만 전혀 인스턴트 같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밥 위에 부어 먹어도, 빵(난)을 찍어 먹어도 참 맛나다. 무엇보다 '커리의 본고장' 인도의 맛을 집에서 손쉽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현지의 맛’ 커리에 ‘밥도둑’ 반찬… "밥 한 그릇 순삭!" [먹어주는 얼굴]

‘현지의 맛’ 커리에 ‘밥도둑’ 반찬… "밥 한 그릇 순삭!" [먹어주는 얼굴]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