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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청년과 사회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 하고 싶어요" [fn이사람]

김혜원 호서대학교 청소년문화상담학과 교수
"사회밖 배움터 파이청년학교
대안학교서 공익법인으로 전환
계절마다 교육·상담 제공 계획
국내 은둔형 청년 13만명 추산
전문 교육 시설·기관 확대돼야"

"은둔형 청년과 사회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 하고 싶어요" [fn이사람]
"학교밖·사회밖 청년의 고립이 길어지면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 있다. 경계에 있는 이 친구들에게 필요한 교육과 상담을 제공해 이들이 사회로 다시 나갈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김혜원 호서대학교 청소년문화상담학과 교수(사진)는 9일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구성됐고, 청년 정책의 가장 큰 파트 중 하나"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5년간 학교밖·사회밖 청년들의 배움과 활동지원을 통해 진로찾기를 도왔던 대안학교인 파이청년학교를 최근 비영리 공익법인인 ‘PIE나다운청년들’로 새로 출범시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법인은 경기도 청년복지에 관한 제 1호 공익법인이다.

김 교수는 "경기도에서 비영리 목적 사단법인으로 전환을 제안해 와 지난해 말부터 준비를 하고 올 4월 12일 새롭게 출범했다"며 "은둔형 외톨이가 되기 쉬운 '경계선'에 있는 청소년과 청년(15~34세)을 위한 10주간의 상담과 배움, 활동을 계절마다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7-8월에도 자신의 강점을 찾고 사회 속 역량을 키워 나다운 삶을 준비할 수 있는 내용으로 과정을 열어 현재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청년 정책이 발달한 외국의 경우 진로탐색을 위한 별도의 기간을 주거나 스스로의 적성과 꿈을 탐색할 수 있는 과정이 많다. 하지만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우 진학, 취업 일변도의 교육과정과 사회적인 압박, 외부의 시선 등으로 '일탈'이 아닌 '고립'을 택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대학 진학률 70%라는 말은 바꿔 말해 30%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코로나19 등으로 비자발적 실업도 길어지고, 결국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김 교수는 "경계선적 은둔형 외톨이가 사회로 나가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할 기관이 필요하다" 며 "△(사)나다운청년들 내 ‘꿈터’와 같은 학교밖·사회밖 청소년 및 청년들을 위한 배움과 활동 과정, △은둔형 청년과 가족을 위한 전문 상담서비스와 전문가 육성과정, △관련 연구사업 등이 모두 확대되야 한다"고 말했다.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30년 이상 지속된 일본의 경우 현재 약 54만명의 청년이 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현재 공식 통계조차 없는 상황이다. 학교밖 청소년과 니트족(NEET. 일도 교육도 직업훈련도 하지 않는 사람) 숫자로 어림짐작할 뿐이다. 2015년 기준 약 39만 명이 학교밖 청소년이고 청년(15~29세) 니트족 비율은 18.9%으로 다른 OECD 선진국 대비 5% 높다.
추산 결과 우리나라에는 최소 13만5000명에서 21만명의 은둔형 외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희망적인 것은 지난 2019년 10월 광주시에서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마련한 이후 서울 청년청,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관련 정책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부산에서 상경해 파이청년학교 근처에 방을 빌려 1년 간의 교육을 받고 대학에 진학한 19세 소녀, 23살에 세종시에서 올라와 2년 동안 교육을 받고 졸업 이탈리아 요리사라는 꿈을 찾아간 청년이 기억에 남는다"며 "고립되고 은둔하는 청년을 위한 시설 확대는 물론 지자체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이들을 위한 독립적인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