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유전자 가위로 돌연변이 유전자 찾아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1 13:00

수정 2021.05.11 13:00

KAIST, 크리스퍼 케스9 이용해 30분만에 검출
질병 조기 진단, 맞춤형 치료에 활용될 수 있어
크리스퍼 케스9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는 엑스파 반응을 이용해 표적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이 사진은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나노스케일'의 2021년 15호 표지. KAIST 제공
크리스퍼 케스9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는 엑스파 반응을 이용해 표적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이 사진은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나노스케일'의 2021년 15호 표지.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30분만에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암 등 다양한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내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박현규 교수팀이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케스9'을 이용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출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표적 유전자 돌연변이를 고감도로 30분 이내에 검출해 내는데 성공했다.


박현규 교수는 "이 기술이 기존보다 증폭효율이 약 10만배 증가했으며, 검출 시간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출하기 위해 중합 효소 연쇄 반응(PCR)을 이용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유전자 돌연변이 검출기술들은 정확도가 낮고, 방법이 복잡하며, 시간이 오래걸리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케스9 시스템을 활용해 검출 정확도를 높이고, 엑스파(EXPAR) 등온 증폭 반응을 통해 검출 민감도를 향상시켰다. 엑스파(EXPAR) 기술은 약 30분의 짧은 반응 시간 내 최대 1억배의 표적 핵산 증폭 효율을 이끌어낸 높은 활용 가능성을 보유한 기술이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케스9 시스템으로 유전자 돌연변이의 양 끝단을 절단했다. 절단된 짧은 이중 나선 유전자 돌연변이가 EXPAR 반응을 구동시키고 EXPAR 반응 생성물을 통해서 형광 신호가 발생하도록 설계해 표적 유전자 돌연변이를 매우 정확하게 검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염색체 DNA 안의 HER2와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성공적으로 찾아냈다.
이 유전자 돌연변이는 유방암과 폐암의 발생에 관여한다. 뿐만 아니라 특정 치료 약제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서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중요한 바이오 마커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송자연, 김수현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나노스케일 (Nanoscale)'에 올해 15호 표지 논문으로 지난달 14일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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