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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가동중단 일파만파...주유소 사재기, 백악관은 인플레 우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2 07:21

수정 2021.05.12 07:32

[파이낸셜뉴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한 대형 할인점 주유소가 11일(현지시간) 기름을 채우려는 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해킹공격에 따른 콜로니얼 송유관 가동 중단이 미 남동부에 기름 사재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한 대형 할인점 주유소가 11일(현지시간) 기름을 채우려는 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해킹공격에 따른 콜로니얼 송유관 가동 중단이 미 남동부에 기름 사재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최대 송유관 가운데 하나인 콜로니얼 송유관의 가동중단 충격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미국 주유소에서는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주유소의 기름이 바닥나고 있고, 백악관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비록 단기적이지만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텍사스주에서 시작해 뉴저지주까지 약 9000km에 이르는 콜로니얼 송유관이 지난 6일 사이버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뒤 송유관이 지나는 미 남동부 지역의 연료가 바닥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에너지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오염물질 배출 규제도 잠정 중단한 상태다.

7일 이후 지금껏 가동이 중단되고 있는 콜로니얼 송유관은 미 멕시코만의 정유공장에서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뉴저지, 뉴욕 등 남동부 연안으로 휘발유·경유·항공유 등을 운송한다.

운전자들은 송유관 가동 중단으로 주유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로 앞다퉈 기름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연료시장 정보 제공업체 개스버디에 따르면 11일 오전 기준으로 버지니아주 주유소의 약 8%가 기름이 바닥났다. 또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주유소의 6%, 조지아주 주유소의 4%가 팔 기름이 없는 상태다.

개스버디의 석유분석 책임자 패트릭 디한은 "일부 운전자들이 기름 사재기에 나섰다"면서 "이로 인해 주유소 기름이 예상보다 일찍 바닥나고 있어 앞으로 수일간 (예상했던 것보다)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콜로니얼 송유관 측은 이번 주말까지는 송유관 가동이 대부분 정상화 될 것이라고 밝혔고, 선물 시장 움직임은 비교적 차분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직접 맞닥트리는 주유소 사정은 다르다.

재고 소진과 함께 주유소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 운전자 협회 AAA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미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값은 갤런(3.8L)당 2.99달러까지 올랐다. 2014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남동부 지역 기름값이 미국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휘발유 값이 오르고 있다.

이전보다 낮은 재고 상태에서 공급부족 사태를 맞은 것도 한 이유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4월 30일 현재 미 남동부 지역의 휘발유 재고 규모는 평균치보다 9% 적은 2380만배럴에 그쳤다.

송유관 가동이 재개되면 곧바로 남동부 지역 주유소로 기름 공급이 재개되겠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미 편의점 소매협회인 NACS의 제프 레너드 부회장은 소비들이 패닉에 빠지는 바람에 "많은 경우 정상적인 수요보다 2~3배 수요가 높다"고 지적했다. 주유소 대부분이 편의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NACS에는 주유소들도 가입해 있다.

레너드 부회장은 소비자들이 다음 번 주유할 기름이 어디에서 올지, 그게 가능할지를 걱정하고 있어 한 번 주유할 때 가득 채우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송유관 폐쇄에 따른 기름값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대부분 전문가들은 물가가 단기적으로 오르더라도 송유관 가동이 정상화되면 곧바로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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