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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수경재배 시스템 국산화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3 12:00

수정 2021.05.13 12:00

KIST, 수경재배 SW·시스템 기술개발
국내 중기 기술이전 받아 상용화 준비
외국산 절반이하 가격 목표로 연구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 이주영(왼쪽) 박사와 안태인 박사가 순환식 수경재배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KSIT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 이주영(왼쪽) 박사와 안태인 박사가 순환식 수경재배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KSI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수직농장과 스마트팜에서 사용하는 순환식 수경재배 시스템을 개발해 기업 기술이전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은 흙없이 물에 양분을 녹여 작물을 재배한 뒤 남은 배양액을 살균 처리후 재사용하는 시스템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강릉분원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 이주영·안태인 박사팀이 순환식의 수경재배 방식에서 안정적으로 미생물 개체수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순환식 수경재배 운영관리 소프트웨어 기술은 ㈜두인바이오텍에 선급금 8000만원과 경상 매출액의 8.5%에 기술이전했다.
또 고도화된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은 ㈜신한에이텍에 선급금 2억원에 경상 매출액의 1.5%를 조건으로 6월에 기술이전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기업들이 "이 기술을 상용화 할 경우 1헥타르(약 3025평) 농가 기준으로 연간 3000만원 정도 소요되던 비료값의 30~40%정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순환, 비순환식 수경재배 시스템에서 물, 양분 흐름과 미생물 유입, 증식, 살균, 배출에 대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구축해 미생물 증식 특성을 통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순환식 수경재배에서 미생물 개체수는 UV 출력과 물의 공급량에 따라 조절이 가능했다. 반면, 비순환식 수경재배는 물의 양에 따라 미생물 개체수가 크게 변동하며 공급량이 적을 경우 미생물 개체수가 급증했다.

순환식 수경재배와 비순환식 수경재배의 시설. KSIT 제공
순환식 수경재배와 비순환식 수경재배의 시설. KSIT 제공
안태인 박사는 "순환식 수경재배 농가의 증가를 위해 배양액의 양분 균형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및 운영 매뉴얼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UV 살균 시스템의 경우 실제 수경재배 조건에서 운용하려면 고가의 외산 제품을 사용해야 해 널리 보급되지 못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연구결과와 기술시장 상황을 고려해 외산 시스템과 비슷한 성능의 UV 살균 시스템을 개발했다. 개발한 시스템은 외산시스템의 절반이하의 가격을 목표로 산업화 연구를 진행중이다.

이주영 박사는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많은 농가들이 친환경 순환식 수경재배 시스템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수직농장, 스마트팜 등의 새로운 도시농업 기술이 발전하며 관련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술들은 흙 없이 배양액을 사용해 식물을 키우는 수경재배를 바탕으로 한다. 수경재배를 위해 공급한 배양액 중 20~30%정도는 작물에 흡수되지 못하고 배출한다.
대부분의 국내 농가는 이를 그대로 방류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서 환경 오염 및 농가의 경영비용 부담 문제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배양액을 방류하지 않고 자외선으로 살균한 후 재사용하는 순환식 수경재배 방식을 사용하면 이러한 문제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재활용되는 배양액 내 미생물 증식에 따른 병 발생 가능성 및 영양분 불균형에 대한 우려와 순환식 수경재배 시설 도입에 필요한 1헥타르 기준 억대를 상회하는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쉽게 적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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