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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빗겨간 노원구, 보름새 1억원 껑충.. 서울시 "토지거래허가 지정은 시기상조"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3 18:01

수정 2021.05.13 18:01

‘압·여·목·성’ 지정 발표 뒤 풍선효과
상계주공 재건축 이슈로 수요 몰려
집값 상승 기대에 집주인 매물 회수
市 "일부만 급등, 전반적 추세 아냐"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10단지 전경. fnDB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10단지 전경. fnDB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서울 노원구가 보름새 아파트 가격이 1억원 이상 오르는 단지가 나오는 등 풍선효과가 꺼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노원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서울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3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오세훈 서울시장이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지역을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발표한 뒤 재건축·재개발 구역이 몰린 노원구 아파트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상계동 노원센트럴 푸르지오 전용면적 59㎡는 지난 4월 15일 7억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1일 8억1000만원에 팔려 1억원 넘게 올랐다. 인근 상계주공13 전용 58㎡도 같은 기간 5억6000만원에서 6억2500만원으로 6500만원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상계주공 일대는 최근 안전진단 등 재건축 이슈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되면서 집값이 더 오를 거라 생각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1980년대에 지어진 상계주공은 총 16개 단지로 구성된 대단지다. 이 중 재건축이 완료된 8단지(포레나노원)을 제외하면 아직 사업 초기 단계다. 그럼에도 상계주공아파트는 오 시장 취임 전부터 기대감에 들썩였다. 후보 시절 상계동을 직접 언급하며 재건축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20일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조건부 통과한 6단지는 호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 인근 단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6단지는 상계주공 재건축 단지들 중에서도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원 넘게 올리고 있지만, 아직 매매가 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노원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가능성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15개 재건축 추진 구역이 모여있고,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며 투기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6개 구역으로 나뉜 상계뉴타운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입주가 끝난 4구역과 2023년 입주를 앞둔 6구역을 제외하면 4개 구역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상계1구역은 지난 1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고, 상계2구역은 올해 초 시공사를 선정한 뒤 사업시행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3구역은 공공재개발 2차후보지에 선정됐고, 5구역은 조합설입 인가 뒤 조합장 선출을 추진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되며 이를 비켜간 재개발·재건축 지역들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상계동은 아직 재건축 추진 단지 중에선 가격이 저렴해 투자 목적 수요도 증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는 4월 12일 이후 5주 연속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뒤 5월부터는 상승률이 0.2%를 웃돌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지만, 상계동은 일부 지역만 크게 올랐을 뿐 아직 전반적으로 집값이 올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추후 투기 수요로 집값이 급등했다고 판단되면 지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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