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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한국은행 디지털화폐 사업 맞붙는다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6 11:51

수정 2021.05.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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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플러스·네이버파이낸셜 컨소시엄, CBDC 사업 출사표
네이버, 카카오 모두 작년 CBDC 컨설팅 기술자문 참여
"양사는 토큰 발행·유통 경험 있어 CBDC 플랫폼 사업 최적화"
[파이낸셜뉴스] 네이버와 카카오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사업에서 맞붙는다. 이미 CBDC 사업 도전을 공식화했던 카카오에 이어 네이버가 한국은행의 CBDC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한국은행이 조만간 발표 예정인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 사업을 두고 두 IT 대기업들이 일제히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내 CBDC 사업의 주도권을 잡을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 한은 CBDC 구축 사업 출사표

네이버 자회사 라인플러스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컨소시엄을 이뤄 한국은행 CBDC 시범 플랫폼 구축 사업에 지원할 계획이라 밝혔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플러스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컨소시엄을 이뤄 한국은행 CBDC 시범 플랫폼 구축 사업에 지원할 계획이라 밝혔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자회사 라인플러스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컨소시엄을 이뤄 한국은행 CBDC 시범 플랫폼 구축 사업에 지원할 계획이라 밝혔다.
라인은 자회사 라인테크플러스를 통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라인 블록체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네이이버파이낸셜은 국내에서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보니 금융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는 판단에서 양사가 합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CBDC는 전자적 형태로 발행되는 중앙은행 화폐로 현금 등 법정화폐와 일대일 교환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민간 가상자산과 구분된다. 은행계좌 없이도 직접 CBDC를 통해 전자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 은행계좌에 접근이 어려운 개도국에서 활용효과가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에서 CBDC 발행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한국은행도 지난해 자체적으로 디지털화폐 연구팀을 구성해 CBDC 연구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한해동안 CBDC 설계와 구현기술 검토, 업무프로세스 분석 및 컨설팅 등 CBDC 연구추진 1~2단계를 마쳤고, 올해 마지막 단계인 CBDC 시범 플랫폼 구축 사업을 앞두고 있다.

당시 라인은 CBDC 연구추진 2단계인 외부 컨설팅 작업에 EY한영 등 다른 여러 컨설팅 기업들과 공동으로 참여했고 그중 CBDC 구현을 위한 기술부문 자문을 맡았다. 라인은 현재 확보하고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기술력과 자체 온라인 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를 통해 쌓은 소매결제 노하우 등을 결합해 CBDC를 충족할 수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도 컨소시엄 이뤄 도전할 예정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는 이미 지난달 한국은행의 CBDC 시범 플랫폼 사업 참여 의지를 나타내며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성능 향상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는 이미 지난달 한국은행의 CBDC 시범 플랫폼 사업 참여 의지를 나타내며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성능 향상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는 이미 지난달 한국은행의 CBDC 시범 플랫폼 사업 참여를 선언했다. 그라운드X는 CBDC가 전국민 대상의 디지털 결제 수단인만큼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 역량을 갖추겠다며, 이더리움 블록체인 인프라 개발사인 컨센시스와 협업해 클레이튼 블록체인 성능 향상을 위한 개발에 나섰다. 그라운드X 역시 라인과 마찬가지로 CBDC 컨설팅 작업에서 기술자문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라운드X 역시 한국은행의 CBDC 시범 플랫폼 구축 사업자 공고 동향을 기민하게 파악하며 내부적으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블록체인 부문과 금융 부문 전문 자회사들이 연합해 CBDC 사업 출사표를 던진 네이버처럼 카카오 역시 컨소시엄 형태로 CBDC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라운드X 측은 "단일 사업자 형태로 참여하지 않고 컨소시엄 형태를 이뤄 CBDC 사업에 대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CBDC 시범 플랫폼 구축 사업 공고는 예정보다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작년 하반기에 진행한 외부 컨설팅 단계가 마무리되고 빠르면 올해 3월말경에 CBDC 시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일정이었으나 5월 중순까지 공고가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CBDC 플랫폼을 전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예산을 당초보다 늘리는 등 사업확장을 위해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자체 가상자산을 발행해 유통해본 경험이 있어 CBDC 플랫폼 구축에 최적화돼 있긴 하나, 동시에 최근의 비이상적인 가상자산 가격 급등 현상 속에 CBDC 사업이 이들 가상자산을 치솟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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