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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너무 올라서… ‘내집 마련’ 수요 빌라로 더 몰렸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6 17:39

수정 2021.05.16 17:39

올 서울 빌라 거래 아파트 앞질러
1월 85→ 4월 1916건 격차 더 커져
평균 매매가 아파트 11억, 빌라 3억
공공재개발 호재 노린 투자도 늘어
아파트는 너무 올라서… ‘내집 마련’ 수요 빌라로 더 몰렸다
올해들어 서울 빌라 매매 거래가 아파트 매매 거래와의 격차를 갈수록 벌리고 있다. 당초 2·4대책 발표 이후 현금청산 이슈로 빌라 매매가 급감할 거라 전망됐지만, 오히려 올해 1~4월 아파트 매매량을 추월했다. 4월에만 빌라 거래건수가 아파트보다 2000건 가까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을 멈출 조짐이 없으면서 실수요자와 아파트의 대체 수익처를 찾으려는 수요가 빌라로 계속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민간과 공공 개발 분위기가 높아지는 재개발 지역 중심으로 빌라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4대책 후속 입법이 지연된 결과"라며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는 한 빌라 매매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빌라와 아파트 거래 건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1월 5777건, 2월 3862건, 3월 3757건, 4월 2774건이다. 같은 기간 빌라 거래 건수는 5862건, 4432건, 5082건, 4690건이다. 1월 85건 차이에 그쳤던 빌라와 아파트 거래 건수는 2월 570건, 3월 1325건, 4월 1916건으로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각종 규제가 겹치며 '내 집 마련' 수요가 빌라로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실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1123만원이다. 이에 반해 빌라(연립주택)의 평균 매매가는 3억2600만원으로 3분의 1 수준이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겸임교수는 "빌라와 아파트 거래량 격차가 점점 벌어진다는 건 그만큼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걸 방증한다"며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으면 빌라 매입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에서는 2·4대책 이후 현금청산 이슈가 있었지만, 아직 입법이 되지 않으며 소급 적용하긴 어렵다고 판단한 수요들때문에 빌라 매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회에는 2·4대책 후속 법안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국토교통위에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투기방지 차원에서 2·4대책 발표 이후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의 주택을 매입했다가 공공 개발구역에 지정되면 입주권 자격을 박탈하고 현금청산하는 방침을 정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러나, 관련 입법이 늦어지며 재개발 지역의 빌라 매입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2·4대책과 무관한 공공재개발은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 빌라들의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며 몸값이 오르고 있다. 공공재개발 후보지들은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긴 했지만, 실거주를 조건으로 오는 12월 예정된 정비구역 지정 전까지만 매입하면 입주권을 받을 수 있어서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공공재개발 후보지들 빌라 가격이 치솟으며 오히려 공공재개발 신청 예정지역 빌라들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며 "공공재개발은 현금청산 이슈에서 자유로워 이번에 탈락한 지역들 중에서도 재도전 의사가 있는 지역들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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