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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 디스플레이?… 고무줄처럼 늘려도 빛내는 이온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7 12:00

수정 2021.05.17 12:00

부산대 윤진환·진성호 교수팀
세계 최고 수준 신축성 발광 소자 개발
12배로 늘려도 PC 모니터의 높은 휘도
부산대 윤진환·진성호 교수팀이 부드러우면서도 잘 찢어지지 않는 특성의 이온젤 전극을 개발해 원래 길이의 12배까지 잡아당겨도 전계발광소자가 잘 작동했다. 부산대 윤진환 교수 제공
부산대 윤진환·진성호 교수팀이 부드러우면서도 잘 찢어지지 않는 특성의 이온젤 전극을 개발해 원래 길이의 12배까지 잡아당겨도 전계발광소자가 잘 작동했다. 부산대 윤진환 교수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젤이나 고무줄처럼 원래 크기보다 12배까지 잡아늘려도 전기를 주면 빛을 내는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이온젤 소재는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디스플레이, 디지털 센서, 배터리 개발을 위한 부품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부산대 윤진환·진성호 교수팀이 세계 최고 수준의 신축성이 있는 발광소자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이 만든 이 이온젤 소재는 빛을 내면서 자유롭게 형태를 바꾸거나 원래 길이의 12배까지 늘려도 작동했다.


실험 결과 800%까지 잡아당겨진 상태에서도 647cd/㎡의 높은 휘도를 냈다. 또 최대 1200%까지 잡아당겨도 200cd/㎡ 이상의 밝은 빛을 내며 작동했다. TV나 PC모니터의 휘도는 200~500cd/㎡이며 스마트폰은 200~700cd/㎡ 정도다.

또한 1000번 이상 잡아 늘려도 휘도의 변화 없이 빛을 내고, 0~200도까지 넓은 온도 구간에서도 이 소재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윤진환 교수는 "이같은 기계적, 온도 안정성은 기존 어떤 소자에서도 보고되지 않은 우수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드러운 연성소재인 이온젤을 전극으로 사용해 접거나 여러번 말거나 비틀어도 전계발광소자가 잘 작동, 높은 휘도를 유지했다. 부산대 윤진환 교수 제공
부드러운 연성소재인 이온젤을 전극으로 사용해 접거나 여러번 말거나 비틀어도 전계발광소자가 잘 작동, 높은 휘도를 유지했다. 부산대 윤진환 교수 제공
연구진은 탄탄한 구조의 젤 소재를 만든 후 전류를 잘 흐르게 하는 이온성 액체를 소재에 흡수시켜 유연성과 전기전도도를 모두 높인 이온젤을 만들었다.

이 이온젤의 핵심은 유연한 고분자 사슬과 질긴 고분자 사슬을 각각 그물구조로 만든 후, 이 둘을 서로 교차시킨 데 있다. 유연함과 인장력, 인장성, 신축성을 함께 높이기 위해 서로 성격이 다른 고분자를 접목한 것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13일(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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