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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이행 살피고 빚내서 투자 말고 너무 싸면 걸러라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7 17:04

수정 2021.05.17 17:04

코인 투자, 안목 키우는 법
프로젝트 이행 살피고 빚내서 투자 말고 너무 싸면 걸러라

"코인 1개당 240원인데, 120원에 해드릴게요. 내일부터 얼마나 오를지 몰라요." 2018년 4월. A사는 러일전쟁 당시 울릉도 부근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인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150조원의 금괴와 보물이 실려있다는 추정도 함께 공개했다. 가상자산 B코인을 발행·판매해 그 자금으로 순양함을 인양하고 코인 구매자에게 배에 실려있는 금괴와 보물을 나눠주겠다는 것이었다. 다단계 조직을 통해 이 코인은 무려 89억원어치 판매됐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A사는 처음부터 돈스코이호를 인양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150조원의 금괴와 보물도 전혀 근거가 없는 추정이며 B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단순한 사이버머니라는 것도 공개됐다.


■우량코인 고르는 '눈'길러야

최근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A사의 사례와 같은 사기성 가상자산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며 사기성 가상자산 피해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 투자에 나서기 전 우량코인과 사기성 코인을 구분하는 눈을 연습하라는 조언이 잇따른다.

17일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량 가상자산을 고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약속했던 프로젝트가 꾸준하고 성실하게 이행된 이력을 체크하는 것이다.

모범적인 케이스는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은 2017년 비잔티움 하드포크와 2019년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 등을 통해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된 이더리움의 개선점을 보완하는 조치를 진행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알트코인의 경우 백서상에서 이행하겠다고 한 내용을 약속한 시점에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판단하면 우량코인을 고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를 상식적으로 판단하라

가상자산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도 많고 기술적 난이도도 높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에 투자하기 전에 '백서'라고 불리는 가상자산 발행사의 사업계획을 꼼꼼히 검토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A사의 사례처럼 숨겨진 보물섬을 찾는다는 식의 사업계획은 굳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가상자산 시장의 붐에 편승하기 위한 것이 비교적 명확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또 △발행을 담당하는 팀의 구성원과 이력 △재단 측의 유통계획 △발행사가 가지고 있는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락업)가 어떻게 걸려있는지 △발행사 물량이 소수에게 집중돼 있지는 않은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이 관계자는 "주식도 마찬가지겠지만 가상자산도 발행팀이나 재단 측을 살펴보면 불안 요소가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자산에 대한 투자는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최근 코린이(코인투자 초보자) 가상자산 투자 10계명 제안하면서 '빚내서 투자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어 가상자산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한 다음에 투자하고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싼 가상자산이 좋은 것이 아니며 각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탈 중앙화된 금융네트워크를 만든다는 블록체인 기술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가상자산이 좋은 가상자산이라는 충고도 있었다.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팅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이 시장을 받치고 있는 가장 중심부에 있는 에너지,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새로운 금융 네트워크 만들겠다는 움직임 위에서 모든 것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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