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관순 모욕 BJ'에 고작 방송정지 90일… "감시장치 필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7 18:19

수정 2021.05.17 18:19

아프리카 인기BJ 의존 수익구조
영향력 커지며 콘텐츠 더 자극적
막말·성희롱 등 논란 끊이지않아
잡음에도 강도 높은 규제 힘들어
유관순 열사를 성적으로 모욕해 논란이 불거진 BJ봉준·오메미킴. 아프리카TV 방송 캡처
유관순 열사를 성적으로 모욕해 논란이 불거진 BJ봉준·오메미킴. 아프리카TV 방송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그 들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그 들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막말·성희롱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에 대한 법적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방송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감시도 철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시청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반복하다 보니 표현의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자극적인 콘텐츠를 해야 할 요인은 있는데 이를 감시할 규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BJ들 성희롱·막말 등 일탈 지속

17일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 등에 따르면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BJ들의 성희롱·막말 등 일탈이 지속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TV BJ봉준과 BJ오메미킴은 '유관순 열사 모욕'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은 인터넷 생방송에서 성인용품 수갑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두 손을 올리며 만세 자세를 취했고 "2021년 유관순이네"라고 말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선 '유관순 열사 모욕 논란'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관순 열사를 성희롱한 BJ를 규탄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이날 정오까지 1만6000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아프리카TV는 방송 정지 90일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쳤다. 징계 사유는 독립운동가 비하 발언으로 인한 사회적 물의 및 서비스 악영향이었다. 유튜브 구독자만 100만명을 보유한 BJ봉준의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징계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아프리카TV에서 논란이 일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유명 BJ철구는 개그우먼 고(故) 박지선과 박미선의 외모비하 발언을 해 뭇매를 맞았다. BJ철구는 논란 이후 5일만에 방송활동을 재개했다. 복귀 방송에선 그를 지지하는 시청자들이 상당 금액의 유료 후원을 보내기도 했다.

또 지난 2월 BJ시조새는 브라질에 방문해 현지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고, 지난 4월 최고다윽박은 동료BJ에게 "400만원을 주면 자냐"고 말해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아프리카TV는 운영정책에 따라 BJ에게 이용정지 3일부터 7일, 15일, 30일, 90일, 180일, 영구정지 등 처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TV의 수익구조가 대부분 인기BJ에 의존해 있기 때문에 강도 높은 규제를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아프리카TV의 2021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한 609억원을 기록했으나, 이중 별풍선 등 유료후원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매출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 "개인방송 감시 장치 고민해야"

끊이지 않는 논란 탓에 개인방송에 대한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부모와 학생, 교사 등 10명 중 9명(92.6%)은 유튜버 등 1인 크리에이터의 자극적인 개인방송이 사이버폭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문제 소지가 있는 개인방송에 대해 심의를 진행해 방송 정지 등 시정 요구를 하고 있다.
다만 심의를 의결할 위원회가 지난 1월 30일부터 공석이어서 현재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개인방송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재근 평론가는 "그동안 인터넷방송은 일종의 하위문화처럼 인식돼 규제의 사각지대에 방치돼왔다"며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감시할 장치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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