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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머스크, 반년간 최소 200만달러 암호화폐 사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18 03:36

수정 2021.05.18 03:36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11월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자동차 시상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11월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자동차 시상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행세를 한 '짝퉁'들이 지난 반년간 투자자들로부터 최소 200만달러 암호화폐를 사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공개한 데이터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FTC에 따르면 이들 사기꾼은 이른바 '공짜 사기(giveaway scam)'를 벌였다. 사기꾼들이 유명인 또는 암호화폐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로 행세를 하며 자신들에게 암호화폐를 보내면 '몇 배'를 더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해 이들에게서 돈을 가로채는 사기다.


FTC에 따르면 암호화폐 사기는 지난해 10월부터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했고, 올 1·4분기에 사상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들의 가격이 치솟던 시기와 맞물린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9월말 1만710달러에서 3월 31일에는 5만9000달러를 넘어 450% 수익률을 안겨다 줬다.

사기꾼들이 단골로 가장한 인물은 머스크였다. 스스로를 '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머스크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지지론자로 그의 말 한 마디에 암호화폐 가격이 요동친다.

그는 2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서류에서 테슬라가 15억달러 규모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이를 없던 일로 하기는 했지만 3월에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아울러 최근 내년 1·4분기 달 여행 비용을 도지코인으로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FTC는 암호화폐 가치가 급속히 뛰고 있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이 분야에 생소해 이같은 사기에 놀아난 것으로 분석했다.

FTC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올 3월말까지 7000명 가까운 이들이 암호화폐 투자사기를 신고했다. 이들이 사기당한 금액은 8000만달러가 넘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건수는 약 12배, 사기금액은 약 1000% 급증한 규모라고 FTC는 밝혔다.

신고 안 한 경우를 감안하면 실제 사기 규모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인당 사기금액은 1900달러였다. 특히 젊을수록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FTC에 신고한 이들 가운데 20~49세 연령대가 50세 이상에 비해 5배 많았다.

한 예로 학교 선생님 줄리 부시넬은 머스크를 가장한 사기꾼의 '공짜사기'에 걸려들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영국 BBC 방송의 기사인 것처럼 보이는 웹사이트를 발견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 가짜기사에 따르면 테슬라는 비트코인 15억달러 절반을 나줘주기로 했다.


부시넬은 당시 1만2720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사기꾼의 전자지갑으로 송금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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