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시황

머스크·중국·美 테이퍼링...'지뢰밭 된 가상자산 "투자 관망"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0 12:45

수정 2021.05.20 12:45

JP모간 "기관투자자 BTC 버리고 금으로"
美 FOMC 회의록 공개 '테이퍼링' 부상
전문가들 "4~6주 바닥 찾기 과정 거칠 것"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악재로 시작한 가상자산 하락장에 중국발 리스크까지 겹치며 가상자산 시장이 급냉기를 거치고 있다. 여기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금에 투자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한다는 소식과 미국이 긴축재정에 돌입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4~6주 정도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을 권고하는 상황이다.

20일 오전 9시40분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BTC)은 24시간 전보다 15.5% 하락한 3만62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ETH) 역시 31.5% 빠진 231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3일 이후 엿새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날(19일)에는 3만681달러까지 빠지며 3만달러선 붕괴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악재가 본격화된 일주일 새 1200조원 이상 시가총액이 증발해, 가상자산 전체 시장이 44%나 주저 앉았다.

JP모간 "기관투자자 BTC 버리고 금으로"

이날 시장이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JP모간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4월 중순 이후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인 6만4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대량 매도에 나섰을 것"이라며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금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JP모간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계약에 대한 공개 데이타를 인용해, 2020년 후반기 시작된 강세장 이래 첫 비트코인 선물 대형 매도가 목격됐다고 말했다. 사진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거래 현황판./사진=뉴스1화상
JP모간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계약에 대한 공개 데이타를 인용해, 2020년 후반기 시작된 강세장 이래 첫 비트코인 선물 대형 매도가 목격됐다고 말했다. 사진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거래 현황판./사진=뉴스1화상

JP모간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계약에 대한 공개 데이타를 인용해, 2020년 후반기 시작된 강세장 이래 첫 비트코인 선물 대형 매도가 목격됐다고 말했다. JP모간은 "비트코인 추세가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이것은 기관투자자에 의한 매도를 의미한다"며 "비트코인 선물 시장은 지난해 10월 비트코인 상승세가 시작된 이후 가장 가파르고 지속적인 매각을 지난달 경험했다"고 썼다.

미국에서 통화완화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신호도 나왔다. 최근 공개된 연준의 지난달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경제가 위원회 목표를 향해 계속해 급속한 개선을 이루면 어느 시점에는 자산매입 속도 조정을 위한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연준이 통화완화 축소를 시사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美 FOMC 회의록 공개 '테이퍼링' 부상

경제활동이 강력한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통화완화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이른바 테이퍼링이 가능한 정책 카드로 부상했다는 것을 뜻한다. 테이퍼링은 채권 매입을 축소해 시장의 통화량을 줄이는 것으로 금리인상 전 단계 역할을 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FOMC 회의 직후 미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불규칙하고 완전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해 통화 완화 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 바 있다. 한 달 사이 정반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달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경제가 위원회 목표를 향해 계속해 급속한 개선을 이루면 어느 시점에는 자산매입 속도 조정을 위한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뉴스1
연준은 지난달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경제가 위원회 목표를 향해 계속해 급속한 개선을 이루면 어느 시점에는 자산매입 속도 조정을 위한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뉴스1

가상자산 시장은 전날 중국발 리스크로 급락세를 보인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은행업협회, 중국결제업무협회 등 3곳은 전날 가상자산 결제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에게 관련 사업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2017년에도 자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폐쇄하고 가산자산공개(ICO)를 중단시키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폭락을 야기한 바 있다.

이는 테슬라 사태로 급락한 가상자산 시장에 악재를 더한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결제수단에서 비트코인을 제외하기로 발표하며 비트코인 5만달러 선이 깨지기도 했다. 또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을 매각했다는 뜻으로 오해할 수 있는 트윗을 올리며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후 비트코인 매각을 부인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12일 장중 최고치로 5만7939달러를 기록한 이후 19일 장중 3만681달러까지 하락했다.

"4~6주 바닥 찾기 과정 거칠 것"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은행업협회, 중국결제업무협회 등 3곳은 전날 가상자산 결제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에게 관련 사업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비트코인이 중국의 단속 소식에 급락했다는 FT기사 갈무리. /사진=뉴스1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은행업협회, 중국결제업무협회 등 3곳은 전날 가상자산 결제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에게 관련 사업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비트코인이 중국의 단속 소식에 급락했다는 FT기사 갈무리. /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시장에 변수가 많아지고 있는 시점인 만큼 4~6주 정도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을 당부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는 언론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약 35% 폭락했기 때문에 4~6주 동안은 바닥 찾기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록체인 노드 검증 플랫폼 알노드즈(Allnodes) 설립자 보이코 로마노프스키는 "가상자산 시장의 조정은 일상적인 현상"이라며 "약세장이 진행중이라면 블록체인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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