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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신장산 면화 사용 안 돼!"...유니클로 일부 수입금지 [도쿄리포트]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0 12:23

수정 2021.05.20 13:18

美수출용 유니클로 남성용 셔츠 
지난 1월 LA항 세관에 압류 
유니클로 회장, 신장산 면화 사용 "노코멘트"
인권 문제, 국제 교역 리스크로 본격 부상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를 거느린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 자료사진. 로이터 뉴스1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를 거느린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 자료사진.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인권 침해 논란이 있는 중국 신장 위구르산 면화 사용에 애매한 입장을 취해온 유니클로가 미국 세관당국으로부터 일부 제품 수입금지라는 철퇴를 맞았다. 인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국제 교역에 새로운 리스크로 본격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일본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 세관당국이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패션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중국 신장 위구르산 면화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유니클로 남성용 셔츠의 수입 통관을 금지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제품은 미국 로스앤젤레스항 세관에 압류된 상태다.

미국 세관 당국은 유니클로의 해당 제품이 신장 위구르에 본사를 둔 중국 공산당 산하 국영기업인 신장생산건설병단(XPCC)을 통해 공급받은 면화로 제조된 것으로 파악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때인 지난해 12월 강제노동에 의한 인권 침해를 이유로 신장생산건설병단이 생산에 관여하는 면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한편,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원료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증명을 의무화하고 있다.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측은 올해 3월 해당 제품의 원재료가 호주, 미국 등지에서 조달한 것이라며 주장하며, 미측에 수입금지 철회를 요구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 19일 "미국 세관의 결정이 매우 유감"이라며 원재료들이 강제노동 등 심각한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뉴스1

신장산 면화 보이콧 방침을 밝힌 스웨덴 H&M, 미국 나이키 등이 중국에서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던 지난 달 초,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신장 위구르산 면화 사용 여부에 대해 "인권문제라기 보다는 정치적 문제다. 코멘트 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해가는 모양새를 취했다. 야나이 회장의 이런 태도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중국 시장 사수를 위해 강제노동을 추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권 침해가 거론되는 위구르 문제가 일본 기업에도 리스크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유니클로 수입 금지 사태는 인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국제 교역으로 확전됐음을 시사한다. 여타 국가들의 패션 기업들 역시, 중국산 원료 사용시 조달과 관련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NHK는 "미국 바이든 정권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로 중국을 강하게 비난함과 동시에 기업에도 대응을 요구할 방침임을 나타내고 있어, 일본 기업에도 구체적 영향을 미치는 모습"라고 전했다.

한편, 미 당국의 유니클로 셔츠 수입 금지와 관련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신장 위구르에서는 이른바 강제노동이라는 것이 없다"며 "미국이 하는 짓은 완전히 약자 괴롭히기"라고 응수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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