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년새 두배 뛴 철광석값… 산업현장 '철강대란' [철광석대란에 산업계 비상]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0 18:34

수정 2021.05.20 19:34

글로벌 원자재값 급등 비상
t당 216弗…전년대비 120% ↑
생산 줄고 각국 수요는 늘어난 탓
"연말 330弗까지 오를것" 전망
車·건설업계 수익성 악화 불가피
1년새 두배 뛴 철광석값… 산업현장 '철강대란' [철광석대란에 산업계 비상]
최근 '제조업의 쌀'로 불리는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며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연말까지 철광석 값이 t당 최대 33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산업계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초긴장 상태다.

20일 관련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현물 가격은 t당 216.16달러로 1년 전(98.36 달러)보다 120%, 연초 대비로는 31% 급등했다.

최근 철광석 가격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t당 201.88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00달러를 돌파한 뒤 12일에는 237.57달러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철광석 가격 급등은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수요가 증가한 데다, 중국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따른 생산 감축이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과 세계 1위 철광석 생산국인 호주의 관계가 악화된 것도 투기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경기개선의 흐름 속에 브라질산 공급 회복 지연과 중국의 감산조치 등으로 폭증한 철강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과 호주 간의 정치적 갈등에 철광석 수급 축소 우려까지 불거지며 투기 수요가 몰려 철광석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며 국내에서 유통되는 철강재 가격도 대부분 t당 100만원을 넘어섰다.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과 선박을 만들 때 쓰이는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은 최근 t당 12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철강재 가격이 고공행진 하며 전방업계는 원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선박 건조 비용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자동차는 철강재 비용이 차 값의 약 6~7%가량을 차지한다.

철강재 가격이 향후 최대 t당 33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원자재 시장전망 전문연구기관인 코리아 PD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과거 패턴과 현재 추세를 이용한 모형을 감안할 경우 철광석 가격이 오는 12월까지 지속 상승하며 t당 최소 260달러에서 최대 33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임석 코리아PDS 책임연구원은 "최근 철광석 가격 급등은 수요, 공급, 투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 "수요와 공급 요인이 현재와 다르게 변화할 경우 가격 하락 여지가 있지만, 펀더멘털의 변화가 없다면 연말까지 지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철강재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원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원가 인상분을 당장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기업들의 비용 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유가상승과 함께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기업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경우 소비자에게도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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